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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0달러 점심으로 유명한 덴마크 ‘노마’ 폐점...미슐렝 식당도 못 버티고
미슐랭 3스타 작년말 폐점 이어
식재료 인플레이션, 고가 손님 급감
불확실성 대처 방안 ‘단순화’, 파인다이닝 개념과 정반대
덴마크 레스토랑 노마는 5년 세계 최고 레스토랑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운영 악화로 내년 말 폐점을 예고했다.[A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세계 최고 레스토랑 타이틀을 다섯번이나 거머쥐었던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인다이닝(고급 만찬) ‘노마(Noma)’가 내년 말 문을 닫는다고 10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 식당의 점심 한 끼 값은 700달러(약 87만원)에 달해 비싼 가격으로 유명하다. 정부 지원까지 받았지만 결국 폐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노마의 셰프 겸 오너인 르네 레드제피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100여명의 직원들에게 줄 월급 등을 생각하면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며 “코로나 펜데믹(대유행) 이후 파인다이닝 산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노마는 코펜하겐을 미식가들의 성지로 만들었고 ‘뉴 노르딕’ 요리를 세계 어휘에 넣은 곳으로, ‘노마: 뉴 노르딕 퀴진의 비밀’ 이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도 제작됐다. 2003년 문을 연 후, 2010년 세계 50대 베스트 레스토랑 1위로 선정, 2021년까지 총 다섯 번 우승했다.

유명세만큼 비싼 가격으로 명성이 높다. 노마에서 파는 시카 사슴, 야생에서 잡은 새, 순록을 포함한 계절별 시식 메뉴는 3500덴마크크로네(약 62만원)에 달하고, 와인 페어링은 1800크로네(약 22만원)다.

노마의 셰프 겸 오너인 르네 레드제피.[로이터 자료사진]

블룸버그는 노마의 폐점은 고가의 파인다이닝 업계에 불길한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지난해 말 유명한 캘리포니아 요리사인 데이비드 킨치는 그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만레사‘의 문을 닫았다. 킨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슐랭 3스타 파인다이닝이 정말 힘들게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손님이 많이 줄었다”면서 “많은 손님들이 오던 것에 익숙했던 요리사들은 이제는 운영매뉴얼을 다시 따져봐야 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WP는 파인다이닝을 비롯해 전반적인 외식산업이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영구적인 변화에 맞닥뜨렸다는 분석을 내놨다. 라보뱅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3분기 레스토랑 매출은 7% 가까이 감소했는데 이는 2분기보다도 더 감소폭이 크다. 원인은 음식 가격의 인플레이션에 소비자들이 압박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여기에 비대면 선호에 의해 드라이브스루 등의 외식으로 파이가 나눠졌다고도 덧붙였다.

손님이 기대한 만큼 안 오면 준비한 식재료를 버려야 하고, 인건비도 무의미하게 지출된다. 이 때, 식당들이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방법은 유통기한이 더 길거나, 마진이 더 높거나, 준비하는 데 노동력이 덜 드는 음식에 더 초점을 맞춰 메뉴를 간소화하는 것이다. 즉, 값비싸고 다양한 재료로 공을 들여 요리하는 ‘파인다이닝’과는 정반대의 개념이다.

WP는 특색있는 지역 음식에 초점을 맞춘 소규모 파인다이닝 식당의 투쟁과 폐업이 예상되며, 이는 지구촌의 모든 음식 가지 갯수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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