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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칼럼] 스마트 농업, 디지털 혁신

지난해 세계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에서도 우리나라 농식품산업은 의미 있는 성장의 기록을 써내려갔다. 2021년 최초로 연간 100억 달러를 돌파한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120억달러에 육박했으며, 국내 최대 화훼류 공영도매시장인 화훼공판장의 연간 경매실적도 1년 만에 200억원 이상 급증한 1631억원에 이르렀다. 온라인직거래를 지원하는 농수산식품거래소는 공공급식, 온라인경매, 라이브커머스 등 다양한 형태의 거래 방식을 통해 역대 최대 실적인 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여러 과정에서 다양한 노력이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변하는 디지털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농수산식품 수출은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판촉·홍보 기회가 제한된 상황에서도 온라인을 통한 유망 상품 수출상담회 및 해외 시장 분석 세미나 개최, 유명 온라인몰 내 한국식품관 운영 등을 통해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 화훼공판장도 온라인매매와 온라인 이미지 경매 활성화를 적극 추진한 결과, 온라인경매 실적이 전년 대비 40% 증가하며 전체 경매 실적 증대에 기여했다. 또한 교육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등 범부처를 아우르는 공공급식 온라인거래 시스템 ‘공공급식 통합플랫폼’은 수요기관과 공급처가 온라인에서 식단 편성부터 계약과 정산까지 원스톱으로 식단을 관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식재료 거래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양파, 마늘 등 비축물자는 물론 송아지, 계란 등으로 경매품목을 다양화한 결과, 온라인경매 실적도 116%나 증가했다.

농식품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앞으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디지털 전환은 기존의 오프라인 및 아날로그 방식 공정 축소를 통한 생산성·효율성 제고뿐만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의 전환까지 모두 아우른다. 월드뱅크의 ‘농식품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보고서에 따르면, 농장에서 시작된 과거의 농업 기술혁명과 달리 현재는 농식품 가치사슬을 따라 다양한 지점에서 혁명이 촉발되고 있다. 가치사슬의 모든 측면에서 데이터를 수집·이용·분석하는 능력과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에 따라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농식품 분야 거래비용과 정보 비대칭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기술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공공정책과 투자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농식품 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적인 IT강국인 우리나라는 전통산업의 디지털 전환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부는 농식품 온라인거래소 운영 및 도매시장 거래정보 디지털화, 스마트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산지에서 소비지까지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 온라인거래소는 전통적인 도매시장 의존구조에서 벗어난 비대면거래 플랫폼으로, 올해 시범 운영을 목표로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농식품 온라인거래소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기존 오프라인 유통 경로와 상호작용을 통해 누구나 전국 어디서나 쉽게 사고파는 디지털 유통혁신이 가능해질 것이다. 입고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로 운영하는 스마트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한 농식품산업 정보수집·분석 등도 더 확대될 예정이다. 많은 전문가가 올해 세계적 경기침체를 단언한다. 그러나 바이러스 확산세 진정에 따른 일상회복, 문화콘텐츠에서 K-푸드로 이어지는 한류열풍, 온라인시장의 성장은 분명 우리에겐 기회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우리 농식품산업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2023년 또 다른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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