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

정부가 대대적으로 해제한 규제지역에서 잔존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서 지난해 말부터 연이어 신고가가 기록돼 눈길을 끌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기 수요가 탄탄하고 매도자의 매물 또한 많지 않아 집값 하락 흐름 속에서도 가격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장미아파트 전용 66.28㎡는 지난달 15일 16억9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2018년 2월 10억8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약 3년 10개월 만에 무려 6억1000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용산구에서는 지난달 10일에도 후암동 후암미주 아파트 전용 62.78㎡가 최고가인 10억5000만원에 다시 한번 거래됐다. 이 단지는 2021년 5월 신고가를 썼는데 1년 7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또다시 해당 가격을 찍었다.

강남구에서는 지난달 5일 신사동 유로미아파트A동 전용 111.62㎡가 종전 신고가인 9억원보다 7억5000만원 오른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로얄파크에이 전용 146.56㎡도 지난달 30일 16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달성했다. 이는 3년 전인 2019년 12월 거래된 10억원8000만원보다 5억2000만원 뛴 금액이다. 서초구에는 이를 포함해 지난달 6건의 신고가 거래가 신고됐다.

송파구 역시 10억원을 찍은 가락동 가락스타클래스(전용 84.98㎡)를 비롯해 지난달에만 4건의 신고가 거래가 일어났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남권은 하락장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견고한 편”이라며 “특히 경매시장에서도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낙찰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낙찰률 또한 높은 편이다. 즉 수요가 빠져나가지 않는 한 집값 반등시 가장 먼저 움직일 확률이 크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이달 5일부터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와 용산구를 뺀 서울 모든 지역의 부동산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가운데 강남 3구와 용산구는 대기수요 등을 감안해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대출, 세제, 청약, 거래 등 집을 사고파는 전 과정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다. 특히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등 다주택자 중과세가 사라지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 대출의 경우 무주택자는 집값의 70%까지, 다주택자는 6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청약 재당첨 기한 10년도 사라진다. 박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