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전장 사업 미래 사업으로 가속화
삼성·LG 디스플레이, 부품사 등 모두 뛰어들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LG디스플레이 모델이 ‘차량용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로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
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인 'CES 2023'을 맞아 삼성디스플레이가 전시한 '뉴 디지털 콕핏' 모습, 김지헌 기자. |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하만 레디케어'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김지헌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에 참여한 삼성과 LG가 모두 미래 산업인 ‘전장’ 전시에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완제품, 부품사 가릴 것 없이 전장 관련 기술을 뽐내며 자율주행·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려는 불꽃 튀는 기술 경쟁이 이번 CES 관람객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3’에서 삼성전자는 ‘하만 레디 케어’ 솔루션을 부스에서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과의 전장사업 관련 노하우와 최신 자동차 기술을 바탕으로 차량 내 스마트 경험(ICX)을 높이면서 운전을 더욱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는 입장이다.
하만 레디 케어는 카메라, 레이더 등의 센서와 머신 러닝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운전자의 인지 수준을 측정하고 상태 변화를 파악해 최상의 운전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운전을 하면서 운전자가 부주의하게 목을 돌려 차량이 위험에 빠지면 이를 알리는 경보등을 켜주고 졸린 눈을 보이면 운전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또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자체 평가해 이를 낮추기 위한 주행 코스를 따로 추전하는 기능 역시 갖추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하만 레디케어' 모습. 김지헌 기자. |
LG전자 역시 전장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지난 4일 열린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 ‘LG 월드 프리미어’ 대표 연사로 올라 전장 사업의 성과를 알리고 미래 사업으로 육성할 뜻이 있다는 점을 강하게 밝혔다. 그는 “지난 약 10년 간의 적자에도 흔들림 없이 도전한 차량용 부품 솔루션 사업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본궤도에 올라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으로 흑자전환하며 성장 사업으로 탈바꿈하며 회사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삼성·LG 부품사들의 전장 경쟁 역시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신제품 ‘뉴 디지털 콕핏’을 4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뉴 디지털 콕핏은 34인치과 15.6인치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제품으로, 자율주행 모드에서는 엔터테인먼트용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운전 중에는 자동차 데이터를 자세히 표시할 수 있으며, 차량이 자율 주행 모드에서는 엔터테인먼트용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어, 운전자 뿐만 아니라 탑승자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특히 좌우를 700R(반지름 700㎜인 원이 휜 정도)로 구부리는 벤더블 기술로 드라이빙 모드에서 집중 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90%에 달하는 LG디스플레이도 이번 행사에서 전장 부품 전용 부스를 마련했다. LG디스플레이는 ‘어드밴스드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전시 주제로 플라스틱 OLED(P-OLED), 저온다결정실리콘 액정표시장치(LTPS LCD) 등을 선보인다. P-OLED는 탄성있는 플라스틱이 유리를 대신해 사용된 기술로 뛰어난 화질을 유지한 채 가볍게 구부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LTPS LCD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보다 고해상도 구현에 유리하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신기술도 공개한다. LG디스플레이는 무안경 3D 계기판, 시야각 제어 기술 등 신기술과 함께 CES 혁신상을 받은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도 공개할 계획이다. 솔루션은 디스플레이 패널이나 차량 내장재를 진동판 삼아 소리를 내는 기술이다. 보이지 않는 스피커인 셈이다.
LG이노텍은 수년에 걸쳐 개발·양산해 온 전장·광학솔루션·기판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처음 CES자동차 전용관에 오픈 부스를 마련했다. 부스는 ‘오토모티브 솔루션존’, 최첨단 광학 솔루션 제품을 전시한 ‘카메라 솔루션·메타버스존’, ‘기판존’, ‘친환경 파워솔루션존’ 등 4개의 구역으로 구성됐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에 전시된 LG이노텍의 전장 부품 모습. 김지헌 기자. |
LG이노텍은 자사의 광학솔루션·기판소재·전장부품 등 핵심 기술이 자율주행 분야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오토모티브 솔루션존에선 ‘레벨 5’ 시대 자율주행과 관련된 LG이노텍의 다양한 전장 부품을 알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주행 상황을 인지하는 데 필수인 첨단 카메라모듈과 360도 전방위 감지를 통해 차량 주변 환경을 스캔하는 라이다(LiDAR)모듈, 차량 내외부 물체의 방향·속도·거리를 탐지하는 레이더 모듈 등 센서 제품 등도 공개된다.
삼성전기는 별도 부스를 마련하진 않지만 CES를 통해 전장 관련 고객사들과 사업을 논의하고 다양한 협력 방안을 구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CES를 찾은 40대 미국인 테크 애널리스트는 “CES의 핵심 트렌드가 모빌리티가 되고 있다는 점이 해가 갈수록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