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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아세안 잠재력 보여준 한국의 무역흑자 1위 베트남

베트남이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떠올랐다.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한 지 30년 만이다. 610억달러어치 상품을 수출하고, 267억달러어치를 수입해 무역흑자는 343억6000만달러(약 43조원)였다. 한때 교전국이었던 양국이 무역전선에서 최고의 우군이 된 극적 반전이다.

베트남이 한국의 최대 무역흑자국이 된 것은 2015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기폭제 삼아 양국 간 교역량이 급증했고 코로나 팬데믹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베트남이 중국의 대체 생산지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작년 1위(352억 달러)였던 홍콩이 3위(258억달러), 재작년 3위(243억달러)였던 중국은 22위(12억5000만달러)로 내려앉았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더해진 미국의 옥죄기로 홍콩을 경유하거나 직접 중국으로 간 대중 수출이 급격히 준 탓이다.

모든 지표상 베트남은 이미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국가 중 하나다. 지난해 800억달러를 달성한 양국 간 교역은 2023년 1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30년간 교역 규모가 160배 증가했다. 베트남은 우리의 4대 교역국이며, 한국의 제3위 투자대상국이다. 현재 베트남 전역에서 활동 중인 한국 기업 수는 9000여개에 달한다. 베트남에 있어 우리는 제1위 투자국이고 중국·미국에 이어 3위 교역국이다. 수출품목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 통신기기 등 고부가 품목으로 전환되고 있다. 인구 1억명, 평균 연령 32.5세의 젊은 나라 베트남은 지난해 8.0%에 이어 경제한파가 몰아친다는 올해도 6%대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 다변화에 나서야 하는 한국으로선 앞으로도 베트남과의 교역모델을 더욱 확장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인도와 더불어 젊은 인구를 중심으로 디지털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은 좋은 대안이다. 선진국의 저출산·고령화 추세와 달리 인도네시아나 파키스탄 등 개도국은 꾸준하게 인구가 늘고 있고, 이에 따라 경제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인구대국 인도네시아는 2050년에 세계 4위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예측(골드만삭스)도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말 한국 외교의 지평을 인도·태평양으로 넓히겠다고 공표했다. 전임 정부에서 펼쳤던, 아세안과 인도를 대상으로 한 신남방 정책에서 한 걸음 더 나간 구상이다. 경제·안보가 동반하는 시대 흐름의 반영이다.

아세안과의 성공적 교역이 밑받침된다면 한국의 안보적 지평도 더욱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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