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이음새인 피팅 수요도 급증
국내에선 태광·성광벤드 세계적 기술력
산업용 피팅(관이음쇠)의 생산모습. [성광벤드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에너지 부족에 이어 탄소중립 전환까지 가속화하면서 친환경에너지인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심해에서 가스를 뽑아 LNG를 생산하는 해양플랜트 설비와 이를 운반하는 LNG운반선 등 연관산업이 각광받는 모습이다. 특히 세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국내 피팅산업이 ‘LNG 호황’의 숨겨진 수혜 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세계 피팅산업 규모는 2조4000억원 안팎에 달한다. 해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팅은 LNG 및 석유화학 플랜트, 조선업 등에 쓰이는 관이음쇠를 말한다. 플랜트의 배관 방향을 바꾸거나 크기를 변경할 때 연결하는 이음새 역할을 하는 것이다. 주요 에너지 기업이 EPC(설계·조달·시공)를 발주하면 피팅산업 업체들은 자재를 공급하는 중간유통사에 용접용 관 등을 납품하는 구조다.
현재 피팅을 납품하는 기업들의 숫자가 소수인 상황이라, 특정 기업을 중심으로 이익이 집중돼 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태광과 성광벤드가 용접용 피팅업계에서 글로벌 4위권 이내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 연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피팅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다. 박장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피팅의 수요는 지역별로 유럽연합(EU)이 가장 크다”면서 “연도별 시장 규모 추이를 보면, 유가 레벨이 높고 에너지 부문의 투자가 많았던 시기에 피팅산업의 시장 규모가 비례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피팅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밝다. 증권가에 따르면 태광의 경우 2022년 매출 전망치가 전년(2109억원)도 대비 29.35% 증가한 2728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는 매출이 3448억원까지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석유화학 플랜트에 대한 EPC 투자가 재개되고 있고, 국내 조선업의 해양 피팅 수요도 돌아오고 있어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말레이시아, 모잠비크 등에서 해양플랜트 수주 풀이 넓어지고 있는데 한국 조선업이 최소 규모로 이를 수주한다고 가정해도 국내 피팅 2사는 최소 3000억원의 수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 조선업이 수주를 못할 경우에도 글로벌 EPC사의 요구에 따라 피팅 2사가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에 납품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