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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짜로 쓰라고 할 땐 언제고 돈 내라” 빅테크의 배신
구글포토 등 줄줄이 기습 유료화
새해들어 무료 서비스 잇단 철회
넷플릭스 계정공유도 금지 입장
트위터 등 추가 움직임 본격화
시장 영향력 앞세워 ‘배짱’ 영업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이른바 ‘수금 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TV 화면의 넷플릭스 로고(위쪽 사진)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구글 본사 모습. [연합]

“공짜로 쓰라고 할 때는 언제고...”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이른바 ‘수금 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초기 공짜로 서비스를 뿌려 이용자를 확대했다가 돌연 유료화를 선언하는 전형적인 전략이다.

발등을 찍힌 것은 이용자다. 무료 서비스로 이미 상당한 생태계를 구축해놓은 상황에서 이용자는 서비스를 이탈할 수도 없는 처지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내고 서비스를 연장해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생태계를 장악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유료화 ‘역습’에 대비할 수 있도록, 대응책 마련을 위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구글, 무료 서비스 줄줄이 유료화 ‘수금 본색’=유료화 전략을 가장 교묘하게 이용하는 빅테크 기업은 구글이다. 구글이 막강한 플랫폼 영향력을 앞세워 기습적인 유료화 전략을 내세운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당장, 구글은 새해부터 대학 등 교육기관에 무료로 제공하던 클라우드 서비스 ‘구글 워크스페이스 포 에듀케이션’ 를 유료화했다. 이메일 서비스인 지메일, 저장공간 서비스인 드라이브·클래스룸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구글은 기본 제공 저장 용량을 100테라바이트(TB)로 제한하고 그 이상은 유료로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존에 해당 서비스를 이용해왔던 대학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미 주요 4년제 종합대학들은 구글이 제시한 기본 용량보다 10배 이상 많은 1페타바이트(PB) 내외의 저장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구글은 일부 대학에 대해 시행 시기를 조율하고 있지만 유료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대학들은 기존에 생각치 못했던 비용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게됐다. 이에 일부 대학은 재학생·졸업생의 개인 저장 공간을 줄이거나 불필요한 계정 자료를 삭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 역시 역부족이다. 특히 이미 시스템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는 것도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탓에 이탈하기도 쉽지 않다.

구글의 기습적인 유료화 전략은 이 뿐이 아니다. 구글은 앞서 2021년 6월에도 사진·동영상 클라우드 서비스 ‘구글 포토’를 유료로 전환한 바 있다. 기기에 저장된 사진을 구글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서비스다. 구글 포토 이용자들은 15GB까지 저장용량이 무상으로 제공되고 그 이상은 별도 구독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계정 공유 금지 시켜...넷플릭스의 배신=최근에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강자인 넷플릭스 역시 ‘수금 본색’을 드러냈다.

넷플릭스는 동거 가족 외 이용자와 계정을 공유하려면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3월부터 남미 국가에서 시범적으로 이를 도입한 이후 올해는 미국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이를 적용한다. 아직 국내 도입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글로벌에 적용되는 만큼 국내 역시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계정 공유’는 넷플릭스가 세계 최대 OTT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비결이었다. 넷플릭스 스스로도 ‘계정 공유는 사랑이다’며 적극적으로 계정 공유를 권장하기도 했다. 이용자들을 넷플릭스로 유입시킨 1등 공신이었지만, 넷플릭스는 입장을 180도로 바꿔 이용자 개별적으로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려는 본색을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현재 1억명 이상이 가족·친구들과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이 당장 계정 공유 수수료를 내야할 처지가 된 셈이다.

▶막강한 플랫폼 생태계 ‘배짱’...트위터 등 추가 유료화 움직임도 ‘촉각’=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이처럼 배짱 ‘유료화’ 정책에 나설 수 있는 것은 막강한 플랫폼 영향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생태계를 장악해 확실한 ‘락인효과(소비자를 잡아두는 것)’를 구현할 수 있는 만큼, 이용자들의 이탈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배짱’에서다. 실제 구글은 스마트폰 안드로이드OS 점유율이 70%를 넘어설 만큼 독과점에 가까운 지배적 사업자다.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포토, 클라우드 등 유기적으로 연동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만큼, 구글 외 별다른 대안이 없다. 결국 어쩔수 없이 구글의 유료화 정책에 동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넷플릭스 역시 마찬가지다. 전 세계 넷플릭스 사용자는 2억2000만명을 넘어섰다. 글로벌 점유율 역시 약 45%로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확실한 생태계를 구축해 놓은 만큼, 오히려 아쉬울게 없는 입장인 셈이다.

한편, 구글, 넷플릭스 외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유료화 움직임이 앞으로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대표적으로 트위터 역시 유료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해말에는 유료 인증 서비스 ‘트위터 블루’를 재출시하고 유료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실제 본인임을 인증해 주는 서비스로 월 8달러(약 1만460원)를 지불해야 한다.

박세정 기자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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