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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코로나23’이라 생각하고 대처하자

코로나 상황이 심상치 않다. 중국발(發) 재유행 우려에 미국발(發) 변이 바이러스 유입이 겹치면서 ‘1월 대유행’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우리 질병당국의 대응도 불안하다. 치밀한 조치가 한 박자 늦게 나오는가 하면, 이 급박한 시국에 코로나 관리 시스템까지 오류가 나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이달 중 실내마스크 해제는 물 건너 간 듯하고, 되레 방역 조치를 강화해야 할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고강도 방역 조치가 시행된 지난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발 항공기 승객은 총 1052명이다. 이 가운데 90일 이내 단기체류 외국인 309명이 PCR(유전자증폭)검사를 받았고, 61명이 확진됐다. 확진율 19.7%(3일은 281명 중 73명, 25.9%)로, 지난해 2월 국내 대유행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단기체류 외국인 이 외에 장기체류 외국인와 내국인 그리고 선박편 입국자들의 검사 결과가 대기 중이다. 이들의 결과가 나오면 확진율은 더 오를 여지가 있다. 게다가 고강도 방역 조치 시행 이전 입국자들까지 고려하면 이미 지역사회에 전파가 진행되고 있을 수도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질병당국의 대응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우선, 중국과 왕래가 빈번한 홍콩과 마카오를 고강도 방역 조치 대상에서 누락하는 오류를 범했다. 일부의 지적이 나오자 뒤늦게 이 지역들에서 출발하는 국내 입국자들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들은 7일부터 입국 전 PCR검사 또는 전문가용 RAT(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나흘 정도의 공백기간은 이미 구멍이 됐다. 3일 오전에는 시스템 오류도 발생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코로나 정보관리 시스템이 먹통이 되면서 질병관리청이 전국 시군구 보건소에 중국발 장기체류 외국인과 내국인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는 차질이 빚어졌다.

설상가상이라고 새로운 변종인 미국발 변이 바이러스(XBB.1.5)도 이미 국내에 전파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바이러스는 지난해 말 한 달 만에 미국 내 우세종이 됐을 정도로 면역회피력이 크다. 여기에 더해 최악의 상황은 중국에서 새로운 변이가 등장해 국내에 유입되는 경우다. 오는 8일 중국이 출국 제한 조치를 푸는 데다 22일 춘제 연휴가 코앞이니 큰 걱정이다.

정부와 국민 모두 비상하게 대처해야 할 때다. 3년 전 ‘코로나19’ 당시를 복기해보고,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올해 ‘코로나23’이 새로 발생했다고 생각하고, 원점에서 다시 대비한다는 각오로 나서는 게 맞는 것 같다.

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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