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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붐에 쇠락한 알발라드, 非무슬림 묘지의 애상 [사우디 여행]
사우디의 재발견, 진짜 친구되기⑩
전쟁 중 사망한 영국,포르투갈군 묻혀
사우디가 침략당했지만, 희생자 안치
석유붐 일자 부자들 떠나 이민자 이주
1970년대 문화유산 복원노력 본격화
빈 살만 왕세자 복원에 180억원 기부
오랜 영광 누리다, 전쟁 등 파란만장史
어둠의 터널을 지나 출근하고 있는 알발라드 주민
찬란한 아침햇살이 알발라드의 아침을 깨우고 있다.
중세부터 외세의 침탈을 당한 히자즈 문명의 발상지 알발라드의 대포는 침략자들이 상륙했던 홍해변을 향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알발라드=함영훈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제2 도시 제다의 원도심 알발라드는 영화와 쇠락, 전쟁과 복구, 평화와 교류, 흥망성쇠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곳이다.

히자즈 문명의 발상지로서, 고대부터 중세까지 오랜 기간 호황을 누리다, 중세 이후 20세기 초까지 숱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고, 불과 50년전에야 알발라드 헤리티지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해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중동 석유붐이 판도를 바꾼다. 1908년 페르시아(이란), 1927년 이라크, 1938년 사우디-쿠웨이트 유전 발견으로 중동지역에 석유특수가 일어나자, 무역, 상업 중심의 제다도 변화를 겪는다.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석유가 떠오르면서, 부자들의 머니게임 판도가 바뀐 것이다.

알발라드 마을 서쪽문

알 발라드의 부자들이 대거 떠나면서 마을은 공동화(空洞化)한다. 문화유산으로서의 보존의식이 별로 없었을 때, 그 빈자리는 가난한 이민자들이 채웠다.

제다 시는 1970년대에야 비로소 역사 보존 노력을 시작했고, 1990년 역사구역 보존부서 설치, 1991년 제다역사보존협의체 설립 등을 통해 체계적인 보존과 56억원이 소요된 이주민 보상, 유적 복원을 추진했다. 2009년부터 사우디 정부가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해 2014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알발라드 마을의 비둘기는 사람이 지나가도 피하지 않는다.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는 이 지역의 56개 건물을 복원하기 위해 5000만 SR(1330만 달러)를 기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우디 문화부는 알발라드 보존정비는 사우디 전역에 활기를 줄 문화예술 융성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돈을 벌거나 출세한 알발라드 옛주민들은 2007년까지 완전히 떠났지만, 그래도 라마단 기간 동안 여전히 찾는다. 요즘은 전통 공방 등 세계유산의 특성과 어울리는 공방과 전통음식점 등이 남아있고, 뜻있는 지역유지들이 보존과 문화적으로 새로운 번영을 도모하기 위해 수시로 모여 구수회의를 갖는다.

깔끔한 역사문화지구로의 보존정비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알발라드

알발라드는 여러 구역으로 나뉜다. 북동부의 알마즈로움지역은 오스만에 저항한 압둘카림 알알바르잔지의 자취가 남은 곳이다. 북쪽에는 알샴, 남쪽에는 알예멘, 남서쪽 바다와 가까운 곳은 알바르이다. 알바르엔 오스만시대 해상영웅 라드완 하우스가 있고, 이 집에서 바다가 잘 내려다 보인다. 사우디관광청 프레스킷에 따르면, 이 마을에서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 건물 중에는 알예멘 인근의 알나시프, 알잠줌, 알배센하우스, 알콰발 모스크, 알마즈로움의 알샤피모스크, 알샴의 다르알바나자 및 알자헤드하우스가 있다.

알발라드 마을 신구의 조화
외침을 막기 위한 벽, 비(非) 무슬림 공동묘지를 가리던 벽 모두 지금은 사라지고, 문화유산으로서 맛보기만 일부 복원했다.

비(非) 무슬림 공동묘지(구 기독교 공동묘지로 알려짐)도 있어 눈길을 끈다. 알발라드 킹파드(Fahd) 브랜치로드에 있다. 묘지는 벽과 키 큰 나무로 시야에서 가려져 있다. 관리는 제다에 있는 서방 영사관이 한다.

묘지공원엔 프랑스 탐험가 샤를 후버의 석관과 제2차 세계대전 영국군 희생자 등 400여기가 있다. 미샤리 빈 압둘아지즈 왕자에게 총에 맞아 살해된 제다 주재 영국 부영사 시릴 오우스만(Cyril Ousman)도 이곳에 묻혔다고 한다.

이 묘지 구역은 16세기 사우디 주둔 오스만의 승리 끝난 포르투갈과의 전쟁 때 포르투갈 전사자들을 묻어주는 곳으로 사용하면서부터 존재했다고 한다.

숱한 충돌이 있었고, 예나 지금이나 수많은 문물이 국제교류되는 제다의 홍해변에는 12월 하순에 접어드는 때임에도 핑크 플라워가 피어 있었다. 제다의 별칭은 ‘홍해의 신부’이다.

다양한 면모의 역사가 살아있는 알발라드는 여행자에게 숱한 감정이 교차하도록 만든다. 〈계속〉

■한국 여행기자 첫 사우디탐방 글 순서 ▶2022년 12월21일자 [칼럼] 사우디의 재발견, 클릭 ‘새로고침’ ①사우디에 이런 면이? 진짜 우정, 여행교류는 ‘제3 중동붐’ ②정(情) 문화 ‘하파와’..8000㎞ 거리 韓-사우디 많이 닮았다 ③리야드 즐겨찾기, 블루바드·킹덤센터·옛도성 3색 매력 ▶12월27일 ④신비의 사우디 알울라..“어서와, 우리집은 처음이지?” ⑤사우디의 세계유산들..제다 알발라드, 최대 암각화군 ⑥함께 가는 韓-사우디, 왕세자·공주·원희·루디의 꿈 ▶2023년 1월3일 ⑦사우디 산호초 구경, 난파선 다이빙..홍해레저의 메카는? ⑧사우디 여성들 한국인 밝히자 “꺄르르, 와~” 우정 표현 ▶1월4일 ⑨사우디 최고 여행지, 제다 알발라드 정밀 탐방기 ⑩석유붐에 쇠락한 알발라드, 非무슬림 묘지의 애상 ⑪제다 고택 내부 3㎞ 쇼생크탈출로, 당황한 예비신부 ▶1월10일 ⑫빗장 푼 성지 메디나, 힐링 여행지 같은 활기 ⑬메디나 성지 면세, 건강 성수..근엄해도 명랑했다 ⑭‘홍해의 공주’ 제다, 볼거리·놀거리 팔방 미인 ⑮사우디 캅사·램, 침샘 자극, 치킨은 한국과 경쟁? ▶지면기사 인터넷판 〈2022년 12월27일자〉 ▷대자연이 감싼 알울라...오아시스 품은 문명을 만나다 ▷사막 도시에 꽃 피울 K-문화관광...확장·진화하는 한-사우디 교류 〈2023년 1월10일자〉 ▷빗장 열린 성지, 부활하는 히자즈 문명 ▷물위의 모스크-312m 분수-일품요리들...제다 가이어(제다는 다르다) ▶포토뉴스 사우디= 수시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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