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훈 대한약사회 회장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의 한 약국에 감기약 수급 안정을 위해 판매를 제한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중국 내에서의 코로나19 급확산으로 감기약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한국에서도 약사들이 판매 제한에 나섰다.

대한약사회는 감기약을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도록 권장하는 캠페인을 서울에서 시작해 다음주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캠페인은 감기약 등 호흡기 관련 의약품을 1인당 3~5일분만 구매하고 필요 이상 구매하지 않도록 권장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전날 중국 코로나19 유행으로 국내 감기약 품귀 현상이 우려되자 약국에서 판매하는 감기약 수량을 제한하기로 하고 다음 주 중 시행 시점과 대상, 판매 제한 수량 등을 정하기로 했다.

약사회는 이번 캠페인이 정부의 결정과는 별개로 감기약 수급 안정을 위한 약사사회의 자발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일부 보도를 통해 알려진 감기약 대량 판매 상황이 도리어 가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코로나는 물론 독감과 감기 등 감기약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감기약 품절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약사회는 연말연시가 지난 다음 달 2일부터 본격적으로 전국에서 캠페인을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의약품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주변국으로 여파가 미치고 있다. 중국에 있는 가족과 지인을 위해 약을 사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각국의 해열진통제와 감기약이 동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경기도 하남시의 약국을 방문한 중국인이 여행용 캐리어를 가져와 약국 내 해열제와 감기약 등 의약품을 600만원어치나 싹쓸이해 간 일이 알려져 우려가 커졌다. 비슷한 시기 망월동의 또 다른 약국에서도 중국인이 한글로 적힌 여러 감기약 명칭을 보여주며 30만원어치를 사가기도 했다. 이같은 대량구매는 중국에서 몇 배의 차익을 남겨 되파는 보따리상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