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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오타이주보다 탐난다”…팍스로비드 사모으는 中 부자들
중국 내 승인된 유일한 외국산 치료제
당국, 자국 치료제 보호위해 수입 통제
의료진 “건강한 사람들이 처방받고 있다”
사업 관계 지인과 선물로 주고받기도
중국 텐진의 한 병원 복도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제로코로나 정책 폐기 이후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중국에서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부유층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 부유층들은 코로나19에 걸리지도 않았음에도 팍스로비드를 대거 사들여 비즈니스 선물로 활용하기도 한다.

최근 해외 매체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화이자으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인 팍스로비드의 공급은 매우 더딘 상태다. 특히 부유층과 정관계 엘리트들이 팍스로비드를 비축하면서 지역이나 저소득층은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팍스로비드는 중국 내 공립 및 사립 병원에서 사용이 승인된 유일한 외국산 코로나19 치료제다. 현재 팍스로비드는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만 제공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은 실제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베이징 시내의 오아시스 국제 병원의 한 관계자는 “이달 분으로 배정된 300상자의 팍스로비드 재고가 24시간 만에 매진됐다”고 전했다. 특히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서는 팍스로비드를 구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다.

화이자 코로나치료제 팍스로비드 [로이터]

의료진들은 관료들이나 기업인들이 연로한 부모나 가족 또는 지인들에게 넘겨주기 위해 높은 가격에 팍스로비드를 비축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고급 사립병원에서 팍스로비드는 부유한 환자들에게 최대 8300위안(약 151만원)에 팍스로비드 1상자를 판매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지난 4월 팍스로비드를 공급할 당시 정한 530달러(약 67만원)의 2배를 넘는 가격이다.

베이징의 한 병원 관리진은 “처방된 팍스로비드의 상당수는 건강한 사람들에 의해 구입되고 있고 비즈니스 선물로 마오타이 주 보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팍스로비드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은 중국 정부가 팍스로비드의 수입과 판매를 강력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상하이 지역에서 대규모 감염이 일어나자 지난 3월 2만1200상자의 팍스로비드를 처음으로 수입했지만 지금까지 수입된 물량은 수요에 훨씬 못 미치는 수십만 상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항코로나바이러스제를 외국에 의존할 수 없으며 중국산 의약품을 위해 시장에 여유를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정부는 최근 몇달 동안 인동덩굴, 감초 뿌리, 수양개나리를 성분으로 하는 중의약 롄화칭원이나 중국산 항바이러스인 아즈부딘 등을 부족한 임상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홍보해 왔다.

적합한 치료제를 구하지 못한 중국 국민들은 인터넷을 통해 인도산 코로나19 복제약을 불법으로 구매해 먹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산 복제약은 530~1600만위안(약 9만~29만원)에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인도산 복제약은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의약품으로 시장에서 유통 시 무면허 불법 수입으로 처벌받는다.

진동옌 홍콩대 바이러스 학자는 “팍스로비드에 대한 접근은 권력이나 부에 의해 결정되서는 안된다”며 “이것은 생명을 구하는 약이며 필요하다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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