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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튼콜’이 새롭게 보이도록 한 가치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27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커튼콜’은 가슴 따뜻한 드라마였다. 그 속에 자금순(고두심)이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가족애와 사랑이라는 메시지는 또렷하게 빛났다. 전쟁 속에서도 끊을 수 없는 가족애는 아름다운 수미상관을 이루며 먹먹한 감동을 완성시켰다. 그래서 남은 가족들은 각자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활기찬 미래를 그릴 수 있었다.

최종회 시청률은 5.7%(닐슨코리아)를 기록했고, 서윤희(정지소)가 유재헌(강하늘)에게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는 장면 등은 최고 시청률 6.7%를 기록했다.

‘커튼콜’은 시한부 할머니 자금순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한 전대미문의 특명을 받은 한 남자(강하늘)의 지상 최대 사기극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최종회까지 방송된 지금 보면, 단순 사기극 이상의 가치를 발견했다. 사기를 친 게 아니라 연극을 한 것이다.

자금순의 가짜 손자 유재헌(강하늘)이나 진짜 손자 리문성(노상현)은 모두 자신의 역할과 가치를 깨닫게 했다. 자금순은 이미 유재헌이 리문성이 아님을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짜를 색출하고 신고, 처단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짜의 역할을 이해하게 해주었다. 그래서 가짜도 진심을 다하면 진짜가 될 수 있었음을 알게 해주었다.

진짜 손자 이문성도 결국 미움과 원망을 내려놓고 그리웠다는 말을 솔직하게 전하며 냉가슴을 앓아온 자금순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였다.

자금순이 남기고 간 재산은 남쪽 손자들뿐만 아니라 북쪽 진짜 손자 리문성에게도 균등하게 배분됐다. 가짜 손자에게는 유산은 남기지 않았다.

단, 진짜 손자 리문성이 받게되는 재산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때까지 정상철(성동일)에게 신탁됐다. 리문성이 남쪽에서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잘 정착하길 바라는 자금순의 뜻이었다. 그렇게 해서 결국 맏손자 박세준(지승현)의 계획이었던 호텔 매각 없이 가족이 서로 하나가 되라는 자금순의 위대한 뜻이 유산에 담겨 있었던 것이다.

‘커튼콜’은 민족 분단의 아픔과 이별을 다룬 작품이라는 점에서 K-드라마로서의 차별성을 잘 보여주었다. 또한, 연극배우가 현실에서도 연기를 한다는 ‘연극 속 연극’ 설정은 기존 작품들과는 또다른 차별화된 매력으로 꼽혔다.

이런 차별성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라쿠텐비키, 아이치이 인터내셔널 등 각종 OTT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에서 꾸준히 톱 상위권에 오르며 관심을 받았다. 만국 공통어인 가족과 사랑이라는 힐링 메시지를 한국의 특수한 역사를 통해 세계인에게 전달함으로써 진한 여운을 남겼다는 방증이다.

명배우들의 시너지는 작품 속에서도 큰 몫을 했다. 강하늘, 하지원, 고두심, 성동일은 모두 각각 2022년 연기대상을 줄만한 밀도 높은 연기를 펼쳤다.

강하늘은 무명의 연극배우에서 자금순의 가짜 손자가 된 유재헌 역을 맡아 괴물 같은 몰입력으로 시청자를 홀렸다. 하지원은 호텔 낙원의 카리스마 넘치는 총지배인이자 따뜻하고 어진 마음을 가진 박세연 역으로 한층 어른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고두심은 3개월 시한부에도 꼿꼿한 정신력을 지닌 호텔 낙원의 설립자 자금순 역을 맡아 차원이 다른 캐릭터 표현력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고두심을 중심으로 배우들의 호연들이 모아질 수 있었다.

성동일은 자금순에게 인간적으로 은혜를 입은 후, 그녀의 행복을 이뤄주고 떠나보내주고픈 생각에 이 모든 일을 꾸미는 자금순 수행비서 상철 역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로맨스도 진짜와 가짜의 숙명과 같은 위너와 루저 가려내기가 아니었다. 유재헌(강하늘)은 박세연(하지원)과 가짜 동생이 아닌 연극배우로서 진지한 만남을 갖기로 했다. 서윤희(정지소)는 유재헌을 좋아한다고 말하고는 예정대로 미국행을 택했다. 배동제(권상우)는 자신이 먼저 박세연에게 파혼을 제안한 후 새로운 기회를 달라고 했다. 권상우, 정지소 모두 멜로에서도 멋있는 캐릭터였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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