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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영된 SNL코리아에서는 아르바이트생이 사장을 면접 보면서 청년세대의 '전화공포증'에 대해 풍자하는 일화가 그려지고 있다. [SNL코리아 갈무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최고의 배려는 전화를 아예 하지 않는다. 왜냐? 요즘에는 '전화 공포증'이 있으니까." ('SNL코리아' 대사)

최근 방영된 SNL코리아에서는 현실을 뒤집어 아르바이트생이 사장을 면접 보는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극 중 아르바이트생이자 면접관으로 나오는 배우 주현영이 '출근 시간에도 아르바이트생이 오지 않을 때 사장으로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묻자, 사장을 연기한 배우 김민교가 아르바이트생에게 전화를 걸어 "아플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네. 천천히 와요"라고 따뜻한 목소리로 답한다. 그러나 주현영은 '전화 공포증'이 있는 사람을 배려해 전화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대응이라고 따끔하게 지적한다.

현실을 과장해 풍자한 것이지만 최근 청년 세대에서는 '전화 공포증'을 겪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폰 포비아(phone phobia)'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전화 공포증은 소셜미디어(SNS) 등으로 짧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데 익숙한 MZ세대 등 젊은 층이 전화 통화를 할 때 느끼는 불안감을 말한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기업에서 일하는 젊은 직원들은 이러한 공포증으로 인해 업무통화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으며, 소통상의 비효율이 뒤따르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임상 심리 연구 책임자 앨리슨 파파다키스는 "MZ세대는 문자와 짧은 메시지가 주된 소통 수단이기 때문에 전화 통화 경험이 매우 적다"며 "경험이 적다 보니 사회적 불안에 취약한 사람들은 그러한 상황에서 불안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기업인 메리 제인 콥스는 16년 전 이미 이러한 현상을 포착했다. 그는 직원들의 공포증을 해결하려는 기업들을 타깃으로 전화 기술 컨설팅 업체 '더 폰 레이디(The Phone Lady)'를 설립했다. 전화상의 대화 요령을 가르쳐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컨설팅이 시작되면 직원들은 3일간 그 누구와도 메시지를 주고받아선 안 되고,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에게 전화를 거는 것부터 시도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통화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의 경우 지정된 날짜에 컨설턴트의 전화를 받아 대화 연습을 수행한다.

이 회사의 1대 1 코치 서비스는 시간당 480달러(약 60만원), 웨비나(온라인 세미나) 컨설팅은 30분당 365달러(약 46만원) 수준이다. 기업 워크숍의 경우 하루 3500달러(약 443만원)가량이다.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고객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콥스에 따르면 '더 폰 레이디'의 주 고객은 금융권 기업과 스타트업 등이다.

콥스는 "우리 세대는 전화기가 각자의 집 벽 위에 걸려 있었고 어린 나이부터 전화를 받고 거는 법을 배웠다"며 "Z세대는 전화 스킬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전화 통화에 두려움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가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라고 보고, 이에 집중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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