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있는 모습 [윌리엄슨 카운티 자료]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미국에 ‘삼성 고속도로(Samsung Highway)’가 건설된다. 삼성 반도체가 20조원을 넘어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공장을 짓자, 이에 대한 화답으로 미국의 해당 주정부의 카운티 당국이 대규모 투자를 기념하는 고속도로를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27일 미국 텍사스주 등 외신에 따르면 윌리엄슨카운티는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기존 고속도로를 잇는 새 도로의 이름을 ‘삼성 고속도로’로 명명한다고 발표했다. 윌리엄슨카운티 당국은 지난해 12월 2200만달러 규모의 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윌리엄슨카운티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이 들어서는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위치한 자치구역이다.
이번 삼성고속도로는 FM(농장-시장 도로) 3349~FM 973을 연결하며 왕복 4차선 도로로 지어진다. 카운티 측은 커브를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둔 공사라고 설명했다. 올해 6월 이후 시작된 CR(카운티도로) 404와 FM 973 연결작업은 내년 9~10월, 내년 초 시작될 FM 3349와 CR 404의 연결공사는 2024년 9~10월께 완료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2024년 말이면 해당 도로가 완공된다는 설명이다.
윌리엄슨카운티는 이외에도 기존에 위치한 고속도로와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 다른 고속도로의 연장·재건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건설이 마무리된 뒤 물류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윌리엄슨카운티 당국 차원에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윌리엄슨카운티 당국은 “이번 도로 건설 프로젝트는 자치구역 차원의 장기 교통인프라 개선 계획에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 달러(약 21조7000억원)를 들여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윌리엄슨카운티에서 공사 중인 도로 구간에 삼성고속도로(미래 카운티 도로)가 일부 포함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윌리엄슨카운티 제공] |
텍사스주와 윌리엄슨카운티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반도체공장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세제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와 인프라도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독립교육구 이사회는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신청한 챕터313(반도체 공장 9곳의 투자 계획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 신청서)를 승인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향후 1676억달러(약 218조원)를 투자해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는 점을 밝힌 바 있다.
텍사스주의 재산세 감면 정책인 챕터313은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는데 이번 승인으로 삼성전자는 48억달러(약 6조2000억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에 승인받은 것은 11곳 중 9곳이며 나머지 2곳(투자 규모 245억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신청서는 오스틴시의 매너 교육구에 제출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 반도체 투자에 미국의 지원은 적극적이지만, 국내의 경우 오히려 지원이 미적지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패키지법안인 K-칩스법(반도체지원법)에 포함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이 최근 정부안인 ‘대기업 8%, 중견기업 8%, 중소기업 16%’ 수준에서 여야 합의를 이뤘다. 이에 대해 지난 26일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 민간위원 전원과 4대 반도체학회가 국회를 통과한 K-칩스법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최근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의 시설투자 세액공제 8%는 미국의 25% 등 경쟁국에 비해 크게 부족해 우리 반도체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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