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박찬구 회장 등 경제인 명단 제외
경제계, 아쉬움 속 “내년 특사 가능성 기대”
기업 빌딩이 밀집한 서울 도심 이미지.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양대근·김은희 기자] 정부가 신년을 앞두고 오는 28일자로 총 1373명에 대한 특사를 단행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8·15 광복절 특사에 이은 두 번째 결정이다.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사면·감형·복권 명단이 대거 공개됐다. 하지만 경제계에서는 애초 기대를 모았던 주요 재계 인사들의 명단이 제외된 것으로 확인되자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사면 발표 이후 대한상공회의소의 강석구 경제조사본부장은 “신년 특별사면에 경제인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정부가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겠지만,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활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인들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면이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번 사면 명단에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광복절 특별사면 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인 위주로 사면·복권을 단행했던 상황과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 광복절 사면 때는 정치인·공직자를 배제한 경제인 위주의 사면이 이뤄졌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사면을 통해서 추구하고자 하는 게 국민 통합에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경제인들의 사면 제외 이유를 설명했다.
경제계에서 가장 관심을 받았던 이중근 회장과 박찬구 회장 등은 현재 취업제한 규칙을 적용받아 경영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도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오너 경영인이 복귀할 경우 빠른 결단으로 그룹 내 공격적인 투자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국민대통합과 경제회복이라는 사면의 취지에 맞게, 또 영호남 지역 간의 화합을 고려하는 관점에서 이번에 경제인에 대한 사면이 이뤄지길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게 돼 아쉬운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사면은 아무래도 정치인 사면에 방점을 뒀다”면서 “경제가 위기일 때 정치권이 나서서 경제인 사면 조치를 통해서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데 일단은 다음 기회를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내년도 3·1절 특사 등 경제 상황에 따라 경제인이 다시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황 교수는 “이번에는 정치인이 대거 사면된 상황이고, 경제인의 경우 3·1절이나 8·15 등 다음 기회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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