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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핑은 물론 외식도 사라진다…내년 초 ‘소비빙하기’ 전조 [어떻게 보십니까 2023 - 소비]
재화소비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 2개월 연속 감소
올해 내수 이끈 대면서비스업도 주춤…음식·숙박업 ↓
내년 초 기저효과 비교적 미미, 물가 4%대 지속 우려
3분기 실질소득 2.8% ↓ 금융위기 수준…악화가능성도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수출 침체에도 올해 경제를 견인했던 소비가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침체기를 맞을 전망이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역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조는 올해 4분기부터 나타나고 있다. 물가는 정점을 지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5%를 지속하고 있고, 내년 초에도 4%대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보복 소비로 일부 호조세를 보여온 대면서비스업 소비가 주춤하고 있다. 심리지수도 여전히 암울하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 관련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올해 8월 4.4%로, 깜짝 반등한 이후 2개월 연속 하락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내수시장이 올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인 이유는 대면서비스업에 기인한다. 재화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약세를 보이더라도 숙박 및 음식점업 등이 보복 소비 기조를 타고 수요를 견인했다.

그러나 대면서비스업 소비도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성장속도가 눈에 띄게 더뎌졌다. 10월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1.4%를 기록했다. 3월부터 7월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낸 영향이 있다곤 하지만 추세적 측면에서 오름세가 꺾였다. 내년 보복 소비 기조가 올해 하반기보다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보기도 어렵다.

물가는 올해 7월 6.3%로 정점을 기록했지만 그 이후에도 급격한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내년 1분기에도 상황은 비슷할 전망이다. 전년 동월비로 나타나는 물가는 기저효과 영향이 상당 부분 존재하는데 올해 1월과 2월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올해 전반에 비해 비교적 낮다.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실질소득은 떨어진다. 소비 여력이 사라진다는 얘기다.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7~9월)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은 2.8% 감소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었던 2009년도 3분기(-3.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실질소득이 줄었다.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 금리인상도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고, 자산시장 회복 속도와 강도도 더뎌질 수 있다.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이 대두하고 있고 기획재정부는 경제침체를 걱정하고 있지만 물가당국 입장은 다를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내년 기준금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0%)으로 수렴해나갈 수 있도록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운용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셈이다.

암울한 전망은 심리지수에서 묻어나고 있다. 미래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월 -0.1포인트 떨어졌다. 4개월 연속 하락세다. 12월 전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9.9로, 11월 86.5보다는 3.4포인트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선인 100 아래다. 보복 소비 기대감이 비교적 팽배했던 지난 5월 102.6과 비교하면 12.7포인트 낮다.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성장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한다.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아닌 내수로 성장했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 설비투자 기여도는 각각 0.8%포인트, 0.7%포인트로 분석됐다. 전체 내수기여도는 2.0%에 이르렀다. 반대로 순수출은 성장률을 1.8%포인트나 끌어내렸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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