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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감기약원료 수출제한 땐 국가적 재난 온다 [이슈 분석]
中, 코로나 확산에 약 품귀현상
일본 등 대량구매 중국인 늘어
국내 약국 곳곳 이미 품절도
中의약품 원료 특이동향 아직없어
중국에서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아세트아미노펜을 원료로 하는 감기약의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 곳곳에서 중국인 보따리상들이 감기약 확보에 나선 가운데 중국발(發) 감기약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26일 오전 서울 종로 약국거리에서 한 시민이 약국에 들어서고 있다. 박해묵 기자

중국에 감기약 품귀 현상이 심해지면서 한국도 감기약 확보 비상에 걸렸다. 국내 해열진통제 성분 원료의 80%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이 돌연 수출을 제한하면 국내에서도 해열진통제 비상에 직면할 수 있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원료의약품등록(DMF) 공고에 따르면, 등록된 아세트아미노펜 113건 중 중국에서 제조되는 원료가 90건으로, 80%에 달한다.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은 대표적인 해열진통제 성분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코로나 확산세 및 독감환자 등이 급증하면서 아세트아미노펜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관련기사 3면

문제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조의 80%를 중국이 차지할 만큼 중국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데에 있다. 만약 중국에서 자국 내 수요 급증에 따라 수출이 제한되기라도 하면 국내에서도 감기약 비상에 직면해야 하는 셈이다.

이는 마치 요소수, 제설제 등과도 비슷한 구조다. 중국에 의존하던 요소수가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 이후 국내 품귀 현상이 벌어져 물류대란으로도 비화됐었다. 최근엔 사실상 전량 중국에 의존하는 제설제도 중국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내에선 제설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중국에선 해열진통제 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 방역이 완화되자 중국 내엔 코로나 감염환자가 급증세다. 중국 내에선 해열진통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나아가 해외에 거주 중인 가족이나 중국 보따리상이 아시아 각지에서 해열진통제 등 감기약을 대량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 물론 홍콩, 태국, 싱가포르, 대만, 호주 등에서 약국마다 감기약을 대량 구매하는 중국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도 이미 시내 곳곳 약국에선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와 소아용 해열제 등이 품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워낙 코로나와 감기환자가 많아지다 보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만약 중국에서 들여오는 원료에 문제라도 생기면 지금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직 중국발 감기약 대란의 움직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주중한국대사관과 원료수입사 등으로부터 확인한 바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의약품 원료의 수출을 제한하는 등 특이 동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긴급 상황에 대비해 정부는 제약사들에 긴급 생산, 약가 인상 등을 추진하며 감기약의 안정적인 공급을 대비하고 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로선 단가가 높은 다른 제품 생산 대신 단가가 낮은 아세트아미노펜을 생산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중국에 의존하는 원료비율을 낮추고 국내 공급률을 높여 자급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수·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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