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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1 쓰는 스마트기기, 고1은 못 받는다"…결국 못 살린 5688억
5688억원 삭감한 교육청 예산안 통과
내년 주력사업 전자칠판, 디벗 등 중단 위기
냉·난방 등 학교기본운영비도 1829억원 줄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22일 서울시의회 제315회 정례회 제10차 교육위원회에에서 2023년도 서울특별시교육비 특별회계 예산안을 보고하고 있다.[서울시교육청 제공]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결국 5688억원을 되살리지 못한 채, 서울시교육청 예산안이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삭감된 예산들은 공교롭게도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역점을 뒀던 주력 사업들이다. 여기에 교실 냉·난방이나 석면 검증 등 환경시설 개선과 관련된 학교기본운영비도 대폭 줄었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교실에서도 재현될 판이란 지적이 나온다.

학교기본운영비는 교육청이 제출했던 안보다 1829억원이 줄었다. 여기에 디지털전환과 관련한 주력 사업도 예산이 삭감됐다. 전자칠판보급 예산은 1509억원, 디벗 보급 예산은 923억원 삭감됐다.

디벗은 학생들에게 교육용 태블릿PC를 보급하는 사업이다. 이는 교육부의 인공지능(AI) 보조교사 구상과도 맞닿아있다. 시도교육청에서 학생들에게 태블릿PC를 보급하는 등 기본 환경은 갖춰진 만큼, AI 보조교사를 도입해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전자칠판과 디벗은 올해 중1까지 보급이 됐으나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내년 고1로 확대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 외에도 혁신교육지구 예산 165억원, 공영형사립유치원 지원금 20억원, 생태전환기금 10억원 등이 삭감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예산안이 통과되자 시정발언을 통해 “고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스마트 기기를 보급하는 디벗 사업은 서울시교육청이 중앙 정부와 발을 맞추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라며 “학생들에게 스마트기기를 보급하고 전자칠판을 지원하는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하는 발걸음이 더뎌질까 염려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대구나 부산 등 다른 시·도는 초교 3년생부터 고3까지 일괄 추진하는데 서울은 중1이나 고1부터 단계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학교기본운영비에 대해서도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을 비롯한 물가 폭등으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며 “서울 역시 예외가 아닌데, 학교기본운영비 예산 삭감에 따라 내년에 학생들이 더 춥고 더 더운 교실에서 지내게 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서울시의회에서도 민주당 측은 “진보교육감 죽이기를 위해 미래세대 교육을 볼모로 잡는 것”이라며 예산 삭감을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는 교육예산 삭감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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