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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억 들여 오피스텔 전환 애물단지된 생활형숙박시설
고금리 직격탄 투자매력 상실
정부, 리모델링 한시적 규제완화

한 때 정부 부동산 규제의 틈새상품으로 주목받던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이 고금리 기조 속에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결국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할 수 있게 한 한시적 법령 완화에 기대어 거액의 자금을 투입,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 중동의 한 생숙 사업지(구 해운대튤립호텔)는 최근 300억원을 들여 오피스텔 리모델링 공사를 하기로 했다. 관리 관청으로부터 지난 5월 대수선 및 용도변경 허가도 받았다.

전환 공사 계획에 따라 생활형숙박시설 527호실과 근린생활시설 9개 호실을 오피스텔 142호실, 근린생활시설 9호실로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규정 등을 검토해 오피스텔로 전환하려는 단지들이 여럿 있다”며 “공사에 필요한 거액의 자금을 동원하기 위해 여러 금융사에 지분 참여 또는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생숙은 분양받은 사람의 선택에 따라 전월세 임대 계약을 맺어 임대 수익을 내거나 호텔·콘도처럼 숙박시설로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정부는 지난해 생숙 분양이 봇물을 이루자 주거용으로 불법 사용하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단속에 나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내년 10월 14일까지 2년간 용도변경을 신청하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퇴로를 열어뒀다.

여기엔 주택 공급을 늘리려는 목적도 있었다. 정부는 건축법상 오피스텔에 적용되는 여러 규제도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이에 부산 해운대구를 비롯해 생숙이 밀집한 지역에선 용도변경 공사가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상승장에서 규제 틈새상품으로 주목을 받았던 생숙이 고금리로 인한 침체장에서 투자 매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 생숙은 최근 마이너스피(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로 시장에 나와 있다. 이 사업지는 지난해 8월 분양 당시 평균 65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곳이다. 당시 876가구 모집에 무려 57만5950명이 신청했다.

업계 관계자도 오피스텔 변경이 한시적으로 가능한 내년 10월까지 변경 인허가 신청이 꾸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부동산 시장의 ‘메인’인 아파트가 어려운 와중 대체제 성격인 생숙은 변동성이 더 클 수 있다”며 “가격이 위축될 여지가 높다”고 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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