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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베일리 조합 ‘사업비 인출’ 제동 걸렸다
삼성물산 “자금 인출 동의 못해”
공사비 증액 논의 진전없자 강수
상가 통매각·조합장 선임 등 내홍
일부 주민 새 직무대행 상대 소송
입주지연 가능성에 우려 목소리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 아파트 재건축 현장. 유오상 기자

반포의 재건축 대장주로 불리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조합원들 사이의 내홍 탓에 위기를 겪고 있다. 조합원들 사이의 이견 탓에 시공비 지급을 위한 상가 매각 절차 등이 늦어지자 급기야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조합의 사업비 인출에 더는 협조해줄 수 없다”라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조합원들은 입주 지연 가능성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13일 원베일리 조합 측에 보낸 공문을 통해 공사비 지급 관련 논의나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조합의 사업비 인출에 시공사가 협조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현재 조합이 사업비를 사용하기 위해 돈을 인출하려면, 시공사의 동의 절차가 필요한데 이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조합 측의 요구에 따라 특화설계 등을 추가하며 공사비 1400억원을 증액하는 내용의 변경계약을 요구했다. 그러나 공사를 시작한 이후에도 변경계약 내용이 주민들 간 이견 탓에 조합총회에 상정되지 못하면서 공사비 증액 논의는 사실상 멈춘 상황이다. 공사비 증액을 위해 추진해온 재건축 상가 일괄매각 역시 조합원들 사이 이견이 큰 탓에 입찰에 나서 놓고 총회에서 계약 안건을 상정조차 못했다.

그간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계약 변경 논의를 요구하며 배상책임 여부 검토 등의 조치를 예고하긴 했지만, 실제 사업비 인출 협조 거부를 통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특화설계 공사에 따른 계약 변경 내용에 관해 논의를 하자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조합 내부 사정이 있는 탓에 답을 듣지 못 했다”라며 “사업비 인출과 관련한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은 맞지만, 실제 공사 중단 등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이르다. 조합의 빠른 결정을 당부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수개월째 계속되는 시공사의 요구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조합 측은 최근 새로운 조합장 직무대행이 업무를 시작하며 상가 일괄매각 절차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조합은 공사비 인상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일반 분양 대신 단지 내 상가를 한 업체에 통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입찰을 통해 1749억원을 제시한 한 업체와 매각 계약을 논의 중이다.

노영창 신임 원베일리 조합장 직무대행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상가 일괄매각을 위한 회의를 바로 소집해 남은 매각 절차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라며 “조합의 사업비 인출 중단 사태나 이주비 대납 중단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우선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원베일리는 내년 8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조합장에 이어 전임 직무대행까지 법원 결정으로 직무가 정지되며 새 직무대행 체제를 맞은 조합은 추가 입주 지연이 없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일부 주민들이 다시 새 대행을 상대로 직무정지 소송을 제기하며 갈등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한 조합원은 “법원이 상근이사를 새로운 직무대행으로 선정하라고 결정한 바 있는데, 상가 이사에게 아파트 조합 업무를 맡길 수 없다는 이유로 조합원들이 새로운 직무대행을 선정해 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라며 “지금도 내년 초에나 새로운 조합장을 선출할 수 있는데, 법원 판단을 기다리다보면 새로운 조합장뿐만 아니라 입주 시기 역시 늦어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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