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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마 5%까지 올리겠어?"…파월의 입 '진짜 매서웠나' 해석도 갈팡질팡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준은 FOMC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를 4.25∼4.50%로 올린다고 밝혔다. 현재 금리인 3.75∼4.00%보다 0.50%포인트 인상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최근 15년간 최고 수준이 됐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은 연준이 12월에는 보폭을 줄일 것이라는 예상은 사실상 예고된 상태였다. 시장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행보라는 얘기다.

하지만, 미 연준의 빅스텝 단행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우선 점도표상 내년 정책금리 전망치가 5.1%로 지난 9월보다 0.50%p 높아졌다. 점도표상으로만 보면 기준금리 5%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이와 함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메시지를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파월 의장이 “가장 극심한 고통은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는 실패에서 나올 것”이라며 긴축적 통화정책 지속을 예고했지만, 일각에선 생각보다 덜 매파적이었다는 것이다.

점도표만 놓고 보면 매파적 신호…5% 기준금리 시대 열리나

15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현지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은 13∼1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점도표상 내년 정책금리 전망치가 5.1%로 9월보다 0.50%포인트(p) 높아지고 5% 미만을 예상한 위원도 2명밖에 없는 사실을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신호로 봤다.

씨티는 이와 관련 “파월 의장이 정책금리를 계속 올리고, 금융 환경을 제약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최종금리 수준이 속도보다 중요하다고 말한 점에서 2월 0.25%p 인상 가능성을 엿볼 수 있지만, 이는 매우 미미한 통화완화적 언급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소시에테제네랄(Socgen)도 “연준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더 높은 정책금리를 용인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정책금리(기준금리)가 당사의 예상보다 더 높아질 위험도 커졌고,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더 낮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프리스(Jefferies)는 “연준의 관심이 최종금리가 어느 정도인지로 바뀌었다”며 “내년 2월 0.25%p 인상에 그치지 않고, 2월 0.50%p 인상 후 3월 0.25%p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가 15일 하락 출발해 2,380대로 뒷걸음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5.42포인트 내린 2,383.83에 개장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으로, 모니터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 하는 뉴스보도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점도표는 단지 전망?…디플레이션에 금리 정점도 내려간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인상 폭은 결정된 바 없고, 데이터·경제 여건 등에 달려있다”며 내년 2월 베이비 스텝(0.25%p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점을 주목하는 쪽에선 파월의 입이 그나마 ‘덜 매파적’이었다며 위안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웰스 파고(Wells Fargo)는 “시장 우려보다는 덜 매파적이었다”며 “‘더 오래 더 높게’ 메시지는 강조됐지만 향후 인상 폭을 언급하지 않았다. (내년 2월) 0.25%p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도 “점도표에서 나타난 높은 정책금리 전망은 내년부터 더 많이 드러날 디플레이션(지속적 물가 하락) 증거들 때문에 조정될 것”이라며 “가장 가능성이 큰 전망은 연준이 내년 2, 3월 두 차례 0.25%p씩 인상해 4.75∼5.00%가 정점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크레디아그리콜(CA-CIB)은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계속 하락한다면 연준은 더 낮은 최종 금리로 긴축을 예정보다 빨리 중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 “덜 매파적인 것으로 평가돼…예상에 부합”

한국은행도 이날 오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FOMC 정례회의 결과가 예상에 부합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 부총재는 “내년 정책금리 전망(점도표)의 상향조정(중간값 4.6%→5.1%)에도 불구하고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제롬 파월 의장 발언 등이 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것으로 평가되면서 변동성이 제한된 모습을 보였다”며 “다만 파월 의장이 제약적 정책 기조가 아직 충분하지 않고 최종 금리 수준과 유지 기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로 긴축 강화 우려가 다소 완화됐으나, 향후 미국 등 주요국 물가 상황에 따른 정책 기대 변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 폭이 확대된 만큼 환율, 자본 유출입 등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적시에 시장안정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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