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스크루지’ 파월, 산타랠리 증시에 찬물 끼얹다 [투자360]
금리차 확대로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 우려
일각선 “기업이익 변수 …꺾이지 않으면 유출 가능성 낮아”

매파적 스탠스 불구 달러인덱스 하락
향후 달러 안정화…중소형주에 관심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올해 마지막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한미 증시가 일제히 주춤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를 통해 나타난 연준의 기조와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증시 하락폭이 클 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리지만, 사실상 연말 '산타랠리'는 물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보다 0.64%(15.42포인트) 떨어진 2383.83에 장을 시작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0.5%(3.68포인트) 떨어진 725.32에 개장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2원 오른 1298.5원에 출발했다.

지난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1%, 나스닥 지수는 0.76% 각각 하락한 바 있다. 전날 전망치보다 큰 폭으로 둔화한 1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부풀었던 연말 랠리 기대감으로 장중 오름세를 보이던 주요 지수는 파월 의장의 단호한 태도에 곧바로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미 연준은 14일(현지시간) FOMC 이틀 차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4.25~4.50%로 인상했다. 11월 FOMC 결정 값 대비 0.5%포인트, 이른바 '빅스텝' 인상이다.

한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3.25%로 미국보다 0.50∼0.75%포인트 낮았지만, 연준의 이번 인상으로 금리차가 최대 1.25%포인트로 커졌다. 1.25%포인트는 역대 최대 한미 금리 역전 폭(1.50%포인트)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면 한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미국의 더 높은 수익률을 쫓아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내년에도 한·미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면 금리 간 간격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현재의 ‘양국 기준금리 역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전 세계 투자 자금의 입장에선 금리가 낮은 한국행을 선택할 동력이 줄어든다.

다만 주식의 이익률은 기업이익의 함수이기 때문에, 이를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예전 사례를 봐도 주식시장은 결국 기업이익이 꺾이지 않으면 자금유출 압력은 낮았다"며 "미국과의 금리차가 일본이나 유럽 국가에 비해 아직 크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또 FOMC 회의에서 공개한 점도표(FOMC 위원들이 생각하는 적절한 금리 전망을 취합한 지표)에서 내년 최종금리를 종전 예상치보다 높은 5.00∼5.25%(중간값 5.1%)로 제시했다. 동시에 내년 중에는 금리인하로 전환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지속해서 내려간다고 위원회가 확신할 때까지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인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하려면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에는 하방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전략적으로는 주식비중 축소, 현금비중 확대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 와 FOMC 이벤트 이전에 시장이 기대하고 있었던 본격적인 산타랠리가 전개될 여지는 크지 않게 됐다"면서도 "FOMC는 향후 정책 경로가 전적으로 데이터에 의존적일 것이라는 모호성을 시장에 제공했지만, 장 후반 지수 낙폭 회복 현상이 시사하는 것처럼 시장이 감당 가능한 범위에 있는 매파적인 결과였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또 파월 의장의 매파 스탠스에도 달러인덱스가 하락한 것을 근거로 향후 달러화가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인 매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달러가 약세일 때 미국증시에서는 대형주(S&P500)보다 중소형주(Russel2000)가 상대적으로 강했다"며 "특히 미국 달러가 더 강해지지 않는 국면에서 코스피가 미국 증시보다 나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물가 둔화 국면에서는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우세한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달러화는 안정국면으로 들어섰다고 판단한다. 달러화 유동성 경색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낮아지면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조금 '위험한 색깔'도 움직일 수 있다"면서 "신흥시장과 국내 시장에서는 중소형주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youkno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