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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에너지효율 변경없이 지속하기로”…시장 축소 우려
주요 8K 시장 참여자들 고민 깊어질듯
삼성전자 모델이 8K 네오 QLED TV와 함께 포즈를 취한 모습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유럽연합(EU)이 TV에 적용하는 에너지효율(EEI) 기준을 대폭 강화해 내년 3월 전격 적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고강도 규제 영향으로 8K TV 최대 장점인 ‘밝기’ 마케팅에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외신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에너지효율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TV 전력 소비 규제를 별다른 수정을 거치지 않고 내년 3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TV 제조업체들이 관련 조치에 대한 유예·완화를 요구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해당 정책은 4K TV까지만 적용하던 에너지효율 기준을 8K TV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에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8K는 해상도의 표현 방법 중 하나로, K는 킬로(Kilo,1000)의 약자다. 8K TV는 가로 기준 약 8000개의 픽셀을 갖춘 TV를 뜻한다. 시장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4K 보다 픽셀이 4배 더 많기 때문에 훨씬 정교하고 묘사가 가능한 TV로 주목받는다.

EU의 현재 적용 EEI 수치는 ▷HD 이하 0.90 ▷HD 초과 4K 이하 1.10이다. 내년 3월부터는 ▷HD이하 0.75 ▷HD 초과 4K 이하 0.90 ▷4K 초과 및 마이크로LED 0.90으로 조정된다. 8K TV 유럽 출시를 위해 ‘EEI 0.9’를 맞추려면 기존 전력 소모량 보다 낮춰야 해 8K TV의 최대 장점인 ‘밝기’ 기능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간 밝기로 마케팅을 했던 국내 주요 기업 등이 직접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이에 8K TV의 EEI 기준 변화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반발했다. 8K TV 제조 등과 연관된 기업들이 모인 ‘8K협회’는 지난 10월 이 같은 EU의 결정이 처음 나왔을 때 “8K 생태계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시장 참여자들에게 매우 오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연합의 새로운 에너지 표시 라벨링 마크[EU 웹사이트 캡처]

최근 EU의 EEI 기준 적용 결정에 변동이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8K협회는 이에 대해 대응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기본 설정상 밝기 감소 ▷일부 기능 펌웨어 조정 통한 활성화 ▷자동 밝기 조절 기능 확인 ▷저전력 고화질 디스플레이 개발 등이 제조업체들의 대안으로 지목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EU의 조치에도 문제 없이 관련 제품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장 현지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8K QLED TV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고심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 목소리가 있다. 전체 TV 시장에서 8K TV는 0.2%에 불과하지만 해당 시장을 들여다보면(2022년 6월 기준) 삼성전자는 63.1%, LG전자는 5.5% 수준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8K TV는 TV 자체만으로도 에너지 소비량이 크지만, 그동안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밝기’가 거론된 바 있다. 소비자가 시청 경험시 기존 8K TV의 우수한 밝기를 체험하면서, EU의 에너지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8K 시장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DSCC 관계자는 “삼성은 8K 협회의 창립 멤버이며 유럽과 전 세계에서 8K TV를 성공시키는 데 가장 큰 지분을 가지고 있다”며 “삼성은 소니처럼 유럽에서 규제를 맞추기 위해 8K TV의 밝기를 낮추는 선택을 할 수도 있고, 이러한 규제로 인해 내년 8K TV 시장은 더 느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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