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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X는 도박장” 속속 드러나는 비리…뱅크먼-프리드 115년형 받을수도
검찰 8개 혐의로 뱅크먼-프리드 기소
신뢰할 수 있는 문서 기록 거의 없어
뱅크먼-프리드 측은 25만달러 보석금 제안
지난 12일(현지시간) 바하마에서 체포된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투자자들에게 FTX가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말해놓고는 사기를 위한 ‘도박장’을 지어놨다.”(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뱅크먼-프리드와 FTX직원들은 호화로운 삶을 위해 쿠키 단지에서 빼내 쓰듯이 고객 자금에 손을 댔다.”(맥신 워터스 미 하원 금융위원장)

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FTX가 주목구구식으로 운영되는 동안 이를 감시할 어떠한 장치도 없었다. 거주지인 바하마에서 체포된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보석금을 제안하며 어떻게든 미국행을 피하려 애쓰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뱅크먼-프리드를 8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형법상 사기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이 적용됐다.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FTX 고객 돈을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로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측은 공소 사실이 인정되면 최대 115년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뱅크먼-프리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SEC는 소장에서 “뱅크먼-프리드는 알라메다를 돼지저금통처럼 사용했다”며 그 돈으로 고가 부동산을 사고 정치권에 줄을 댔다고 주장했다.

FTX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존 J. 레이 최고경영자(CEO)가 13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맥신 워터스 하원 금융위원장(민주당)과 악수를 하며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FTX 파산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존 J. 레이 최고경영자(CEO)는 사상 최악의 회계부정 사건으로 꼽히는 엔론에 못지 않다고 말했다. 레이는 과거 2001년 엔론 청산을 맡은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다.

이날 미 하원 금융위원회가 연 청문회에 출선한 레이는 “우린 지금 신뢰할 수 있는 문서 한 장 없이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사내 메신저를 통해 비용을 청구하고 중소기업용 회계 프로그램을 쓰는 등 FTX 운영이 너무나 비상식적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직 자금 흐름을 파악하지 못해 고객들에게 돈을 돌려주기까지 몇달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는 “내 경력을 통틀이 이렇게 기업 통제를 완전히 실패한 사례는 본 적이 없다”며 “엔론이 좀 정교했던 것과 달리 FTX의 비리는 완전 구식”이라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수습한 마크 샤피로는 블룸버그에 “FTX는 가상자산 업계의 리먼”이라며 “현재는 눈보라가 치는 수준일뿐, 아직 겨울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브래드 셔먼 민주당 하원의원은 레이에게 FTX가 의원들에게 기부금 명목으로 준 자금 기록을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 FTX는 2022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7000만달러 이상을 정치권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초 이날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화상으로 출석할 예정이던 뱅크먼-프리드는 전날 거주지인 바하마에서 체포됐다.

13일(현지시간) 바하마 법원에 출석하는 샘 뱅크먼-프리드 FTX 설립자. [로이터]

그는 기소인정 절차를 밟기 위해 이날 파란색 정장을 입고 바하마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미 검찰의 형사 기소에 따른 것으로, FTX가 파산보호 신청을 한 뒤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온 것이다. 그의 부모 역시 모습을 드러냈다.

뱅크먼-프리드의 변호인단은 25만달러(약 3억2000만원)의 보석금을 제안했으며 전자 발찌를 다는 조건으로 바하마 감옥을 떠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뱅크먼-프리드는 뉴욕타임스 주최 행사에 영상으로 참석해 수중에 돈이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바하마 당국은 FTX가 35곳의 바하마 부동산을 사들이는데 2억5630만달러(약 3300억원)를 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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