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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라리 무정차 했으면” 전장연 지하철 시위, 무정차 없었다
서울시 전장연 출근길 선전저에 무정차 추진
13일 삼각지역 4분 지연 후 출발
질서·안전 유지 인력 가득
“차라리 무정차라도 해라” 대책 마련 목소리도
1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247일째 선전전을 진행하는 동안 서울교통공사 관계자가 시민에게 뒤편 열차에 탑승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park.jiyeong@]
1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선전전으로 서울역 승강장에 경찰 기동대 등 인력이 배치됐다. [박지영 기자/park.jiyeong@]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13일 오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247일째 선전전은 무정차 없이 마무리 됐다. 전날 서울시는 잇따른 시민 불편에 역장이 현장 상황에 따라 무정차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날 삼각지역에 도착한 지하철은 평소와 다름없이 승객을 탑승시켰다. 시민들은 전장연과 경찰의 대치 속, 불안한 출근길에 올라야 했다.

이날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서울역 방면으로 가는 승강장에서 전장연의 247일차 지하철 선전전이 진행됐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의 20분간 발언 이후 출근길 시위가 시작됐다. 박 대표가 지하철에 오르면서 삼각지역에서 약 4분간 승차가 지연됐으나 이내 출발했다. 다음 환승역인 서울역에서도 정상적으로 정차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13일 오전 8시 20분경 삼각지역에서 지하철에 탑승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park.jiyeong@]

전날 서울시가 고심 끝에 무정차 통과 추진을 밝히면서 이날 시위 현장에는 질서 유지를 위한 서울교통공사 보안관과 경찰 기동대가 모였다. 평소보다 더 붐빌 것을 우려해 일찍 집을 나선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이모(32)씨는 “어제 밤에 지하철이 삼각지역을 그냥 지나칠 수 있다는 뉴스를 보고 오늘 서둘러서 출근했다”며 “출근길 지각이 잦아지니 눈치가 보여 요즘은 시위 소식을 확인하는게 일이 됐다”고 말했다.

1년간 지속된 출근길 시위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시민 정모(60)씨는 “올해 초 시작할 때는 분위기가 정말 살벌했다”며 “요즘에는 시위를 해도 무난하게 넘어가는 편이지만 무정차를 해서 시위를 막든지, 요구하는 걸 들어주든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8시 20분경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247일차 선전전으로 지하철 안이 시민과 경찰, 서울교통공사 직원들로 붐비고 있다. [park.jiyeong@]

질서 및 안전 유지를 위해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전장연과 함께 지하철에 타면서 시민들과 함께 출근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특히 박 대표가 탑승한 첫번째 칸부터 세번째 칸까지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 시민으로 붐볐다. 시민 한모(41)씨는 “세번째 칸에 경찰이 많이 타서 알고보니 시위 때문이었다”며 내려서 뒷칸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박 대표는 “비장애인만 움직일 수 있는 사회에서 장애인의 권리는 언제나 ‘무정차’였다”며 “장애인의 행동을 막기 위해 시민까지 무정차로 엮고 있다. 서울시와 정부는 법과 원칙을 이유로 저희에게 이야기 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권리 보장을 위해 요청한 예산이 이번에도 반영되지 않는다면 2023년 1월 2일에도 48번째 출근길 시위를 진행하겠다. 출근길 지하철 타기가 마지막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2일 “전장연의 지하철 운행방해 행위로 인한 시민 불편을 막기 위해 불법 운행방해 행위 진행 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등 대책을 시행한다”며 “출퇴근 첨두시간에는 시민 이용과 혼잡도가 높아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만큼 추가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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