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또 줄었다는 조사가 나왔다. 전체 파운드리 업계 매출은 늘어났지만, 삼성전자는 고전 중이다. 반면, 시장 1위 대만 TSMC는 점유율과 매출 모두 증가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아이폰 신제품이 두 회사의 실적을 갈랐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5.5%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0.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올 1분기에는 16.3%, 2분기에는 16.4%를 기록한 바 있다.
매출액도 줄었다. 직전 분기보다 0.1% 감소한 55억8400만달러로 나타났다.
반면, TSMC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과 매출을 다 늘리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벌렸다. 올 3분기 기준 TSMC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56.1%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53.6%)와 2분기(53.4%)보다 증가했다. 매출액 역시 201억6300만달러로 2분기 181억4500만달러보다 11.1% 늘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라지만, 3분기 기준 전체 파운드리 업계 매출은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10대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총 매출은 352억1000만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6% 올랐다.
아이폰14 시리즈. 이상섭 기자 |
트렌드포스는 지난 10월 출시된 새로운 아이폰14 시리즈의 선전이 성장을 견인했다고 봤다. TSMC는 아이폰14 시리즈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AP)을 제조 중이다.
파운드리 분야를 포함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TSMC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전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선 대만 TSMC가 굳건히 선두를 유지 중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불황에 접어들며 삼성전자는 고전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매출 규모가 4960억달러(644조3000억원)로 올해(6180억달러)보다 3.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라인 모습 [삼성전자 제공] |
반면, 비메모리 시장은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 꼽힌다. 단순히 정보만을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이 해석·계산 등을 처리하는 기능을 갖췄다. 자율주행차, AI 등 주요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 적용될 수 있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졌다.
당장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열세지만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통해 대만 TSMC를 기술 프리미엄으로 압도하고 있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고객들의 평가에 대해 “4, 5나노 공정은 TSMC보다 개발 일정과 성능이 뒤져있었지만 2세대 3나노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고객들의 관심이 높다”며 “3나노는 적극 개발하고 4, 5나노도 이전보다 성능과 비용을 개선하는 작업을 해 내년 말께는 삼성 파운드리의 모습이 지금과는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에서 1위를 달성하는 비전에 대해서도 “경쟁사 주요 고객을 삼성 파운드리로 모셔와 주요 고객에서 이기는 방법이 여러개 있다”며 “고객들이 원하는 캐파(생산)를 제공하는 일들을 해야겠지만 전체 매출에서 1등이 아니라 내용적인 1등을 달성하는 방법도 있다”는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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