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까를로스 임원, 노조 만나 협력방안 논의
정부 저공해차 보급 목표 달성 위해 전기차 속도
쌍용차 ‘U100’ 기대감…르노 2026년 생산 계획
2010년대 한국GM 부평공장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올해 국내 전기차 내수 판매가 10만 대를 넘어선 가운데 르노코리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지엠(GM) 등 이른바 ‘르·쌍·쉐’ 3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동화 전환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전기차 생산 전환과 판매 증대 없이는 장기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지난달 26일 폐쇄한 인천 부평 2공장의 향후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60년의 역사를 지닌 부평 2공장은 기존에 생산하던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가 단종되며 가동을 멈췄다.
이에 지난 1일 후안 까를로스 글로벌 GM 품질총괄 임원과 아달 베르토 한국지엠 품질부문 부사장이 노동조합을 찾아 부평 2공장의 전기차 유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노조는 부평 2공장에서 글로벌 GM의 소형 전기차를 생산해 공장 재가동의 불씨를 살리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글로벌 GM은 소형 전기차 생산기지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노조는 부평공장이 소형 SUV 모델 생산에 특화된 공장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노조는 폐쇄 공장을 전기차 생산 기지로 변화시킨 캐나다 온타리오 잉거솔 공장 사례를 강조하기도 했다. GM은 2018년 미국과 캐나다 등지의 5개 공장을 폐쇄했는데, 이 중 잉거솔 공장을 상용 전기차 ‘브라이트드롭’ 생산 기지로 탈바꿈시켰다.
노조는 “부평 2공장은 전기차 유치와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매우 중요한 부지”라며 “회사는 공장의 시설 유지와 보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까를로스 GM 품질총괄 임원 역시 노조에 지지 의사를 전하며 GM 본사에 메시지 전달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자동차 토레스. [쌍용차 제공] |
그동안 한국지엠은 글로벌 GM의 전기차 생산기지 전환 계획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부평 2공장 폐쇄 등이 맞물리면서 전기차 생산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한국지엠은 쉐보레 ‘볼트EV’ 등 전기차를 전량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당장 내년부터 정부가 저공해 자동차 보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완성차 업체(제작사·수입사)에 기여금을 부과할 예정이라 전기차 생산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지엠을 비롯해 르노코리아, 쌍용차 3사는 올해 내수판매의 8% 이상을 전기차로 채워야 했지만, 상반기까지 모두 1% 안팎에 그쳤다.
올해 KG그룹에 인수된 뒤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한 쌍용차는 내년 중형 전기 SUV ‘U100’ 출시를 통해 전기차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U100은 쌍용차의 올해 실적을 견인한 중형 SUV ‘토레스’를 기반으로 한 전동화 모델이다. 내년 출시 목표로 현재 개발 중이다.
르노코리아는 2026년에나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앞으로 3년 이상을 내연기관과 친환경 모델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당장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내년 부분변경 모델과 수입차 신차가 잇달아 출시하는 것을 고려하면 마케팅 전략의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10월 현대차·기아와 르·쌍·쉐를 포함한 완성차 5사의 전기차 판매는 10만778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증가했다. 완성차 5사의 국내 전기차 판매가 10만대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 총판매량은 13만 대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