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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좋아 하락한 美증시…“Good is Bad, Bad is Good” [투자360]
생각보다 견조한 경제지표에 하락한 미 증시
아이러니하게 경기침체 확인시 증시는 반등할 수 있어
성장 견조해도 연준은 금융안정 신경쓸 것
속도·상한·기간 등 세분화된 통화정책 펼칠 전망
변화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는 정책에 주식시장 등락 반복할 듯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비교적 큰 폭 하락했다. 지난주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한 고용에 이어 이날 발표된 2개의 경제지표(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공장재 수주)도 모두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최근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긴축에도 경제 상황이 생각보다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됨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기조를 더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미 국채 금리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월가에서는 베어마켓(약세장) 랠리가 사실상 종료 수순에 접어들었다며 당분간 반등 호재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년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 주식 시장은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에 대한 스케줄을 명확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한 환경 속에서 자금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침체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경우 금리 인하까지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달러 유동성은 풍부해지고, 자본시장을 풍요롭게 만든다. 역사적으로 금융투자시장은 경제에 대한 좋은 뉴스는 악재로, 나쁜 뉴스는 호재로 인식하는 경향성을 띠어왔다.

연준의 고금리 정책은 정확히 인플레이션을 겨냥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심화될 경우 한 나라의 통화가치를 폭락시켜 국가의 존립까지 위협할 수 있는 재앙이다. 이번에 미국서 나타난 40년만의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 이후 금융시장 충격 완화를 위해 전세계에 살포한 달러량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은 다시 달러를 빨아들이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성장 지표가 아무리 견고하더라도 금융 안정이 저해될 경우 연준으로서도 모르쇠로 일관할 수는 없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그동안 고금리·강달러 정책이 야기하는 다른 나라로의 스필오버(spill over·부정적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아왔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연준이 꺼낸 속도조절론은 이를 의식하기 시작한 것이라기보다는, 이른바 고금리·강달러의 스필백(spill back·역파급효과)을 우려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미국이 스필백을 고려할 것이기에 그에 따라 우리나라도 움직여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리가 계속 올라가기만 하면 자국내 채권 시장이 얼어붙어 기업들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미 국채 수요도 줄어 더 높은 금리로 발행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급증한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에 영리한 연준은 현재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속도 ▷상한 ▷기간 등으로 세분화해 펼치려는 것 같다. 3가지 중 먼저 속도에 대한 변화 가능성을 열어 놓음으로써 불안해진 금융시장을 달래려는 모습이다. 그러나 상한, 기간까지 곧 바로 변화를 줄 경우 가까스로 눌러 놓은 물가가 다시 튀어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연준은 당분간 정책에 변화를 주는 것 같으면서도 변화를 주지 않는 이중 전략을 펼칠 공산이 크다. 이에 갈피를 잡지 못한 주식시장은 내년 초까지 추세 변화 없이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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