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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를 담은 또 하나의 우주?...이 바다에 수장된 인공위성 200여개
태평양 ‘바다 묘지’로 불리는 포인트 니모
로켓·파편 등 우주쓰레기 100만여개 추정
민간기업 가세...2020년 1200여대 발사
지구를 둘러싼 우주 쓰레기 그래픽[NASA 홈페이지]

우주 쓰레기 문제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이젠 화성에도 인류가 만든 쓰레기가 나오는 시대다. 당장 피해가 없다고 안도할 일도 아니다. 우주산업 시대에서 우주 쓰레기는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된다.

태평양에서 가장 육지와 떨어진 지역, 포인트 니모(Point Nemo)는 ‘바다 묘지’로 불린다. 이곳엔 200여개의 인공위성이 수장돼 있다. 그 근원도 결국 우주 쓰레기의 급증 때문이다.

우주 쓰레기는 인공위성 발사 과정 전후로 발생한 인공 물체들을 말한다. 이미 사용기한이 끝난 인공위성을 포함, 발사 과정에 쓰인 로켓 본체, 페어링, 부스터 등이 있다. 들 물체가 증가하면서 서로 부딪혀 생긴 파편까지 늘고 있다.

인류가 우주 쓰레기를 양산한 건 1957년 구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이후부터다. 최은정 우주과학자의 저서 ‘우주 쓰레기가 온다’에 따르면, 현재 발견돼 등록된 인공우주물체의 수는 총 4만8000여개. 그 중 대기권으로 추락해 사라진 2만5000여개를 제외하면 지구 궤도엔 2만3000여개가 남아 있고, 그 중 운용 중인 인공위성은 2300여개 뿐이다. 90%가 불필요하게 떠다니는 우주 쓰레기다.

이는 레이더 등으로 추적이 가능한 지름 10cm 이상의 물체만 추정한 것. 그보다 작은 쓰레기, 파편들까진 아예 파악조차 힘들다. 유럽우주기구에 따르면, 1cm 이상인 우주 쓰레기는 100만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에서 발견된 보온 담요 조각 추정 쓰레기 [NASA’s Perseverance Mars Rover 트위터]

국가 위주의 우주산업이 이제 민간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당연히 인공위성 발사도 급증세다. 인공위성을 처음으로 발사한 후 60여년 간 총 1만1000여대가 발사됐다. 하지만 최근(2020년)엔 한 해에만 1200여대가 우주를 향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는 최대 4만여개 소형위성을 띄워 전 세계에 광대역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팰컨9 발사체는 한 번에 60개 위성을 발사한다. 추후엔 스타십 시스템을 개발, 동시에 수백대 인공위성을 발사할 계획도 있다.

민간기업으로 확산된 우주산업은 당연히 우주 쓰레기 양산으로 이어지고, 이는 당장 쓰레기의 역습을 야기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건 우주 쓰레기와의 충돌 위험이다. 우주 쓰레기들은 초속 10km에 이르기 때문에 아주 작은 파편도 충격은 상당하다. 영화 그래비티로 익숙한 장면이지만, 이는 영화 속 얘기가 아니다. 실제 국제우주정거장은 운용 과정에서 우주 쓰레기와의 충돌을 피하고자 회피 기동을 수차례 한 경험이 있다. 2011년엔 비상 탈출 캡슐로 우주 승무원이 대피하기도 했다.

지구로 추락한 우주 쓰레기 역시 규모가 크면 완전히 연소되지 않고서 추락한다. 의도적으로 추락을 시킬 경우 인명피해를 감안해 바다로 추락시킨다. 그럼 우주 쓰레기는 바다 쓰레기가 된다.

태평양에서 가장 육지와 떨어진 지역, 포인트 니모(Point Nemo)는 해양 도달불능점(The oceanic pole of inaccessibility)이라고도 불린다. 지구 상 어떤 육지에서도 가장 멀리 떨어진 바다지점이다. 인공위성을 발사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200여개 이상이 이곳에 수장돼 있다.

최근엔 우주산업 주체가 국가에서 민간으로 이전되면서 우주 쓰레기를 통제하는 건 더 어려워지는 추세다. 실제 업계에선 우주산업이 대중·수익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 우주 쓰레기 양산 속도도 크게 가속될 것으로 우려한다.

UN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현재 우주 쓰레기 경감 지침을 내놓은 상태이지만, 강제력은 없다. 국내에서도 2020년 7월께 ‘우주 쓰레기 경감을 위한 우주비행체 개발 및 운용 권고안’을 발표했다. ▷위성·발사체의 파열을 최소화할 설계 ▷충돌 위험 발생 때 회피할 수 있는 기술 등 위성·발사체의 개발·운용 등의 내용이다.

우주 쓰레기 양산과 함께 ‘우주 청소’ 사업도 관심사다. 수거위성을 발사해 끈끈한 물질로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고 대기권으로 추락시켜 쓰레기를 태우는 방식, 레이더로 우주 쓰레기를 저격하는 방식, 그물로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방식 등을 연구 개발 중이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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