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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실가스 석유의 3배, MBC가 쏘아올린 라면 속 팜유의 진실

야자나무 열매에서 추출하는 팜유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식물성 기름으로 알려져 있다. 비누와 세제, 커피의 프림, 라면, 과자, 초콜릿, 화장품 까지 안 쓰이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여기에 친환경이라는 이유로 디젤 자동차 연료로도 쓰이고 있다.

그런데 지난 3월 MBC가 팜유가 대규모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는 점을 집중 보도하면서, 시선이 달라졌다. “EU가 팜유 기반 바이오디젤의 혼실 가스 배출이 석유의 3베”라며 “팜유 기반 바이오디젤을 퇴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세금 지원을 통해 바이오디젤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또한 인도네시아 등 주요 생산국이 열대우림을 파괴하면서 오랑우탄 10만 마리가 사라지고, 팜유 농장을 빨리 만들기 위해 산불을 내면서 유독성 연기로 수 십만 명의 호흡기 질환자가 생기고 온실가스를 배출시켰다고 지적했다.

당시 바이오에너지협회는 보도가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했다며 반박했는데, 협회는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이 팜유 나무를 비롯한 바이오연료 작물이 성장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이산화탄소 감축효과가 있는 탄소중립의 대표적 나무로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유 1kl를 바이오디젤로 대체하면 2.61CO2톤을 감축하고, 팜유 나무 한 그루가 연간 161톤의 탄소를 흡수하는 동시에 18.7톤의 산소를 배출하는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삼림파괴와 인권유린 등의 문제는 수십 년 전 농장 개발 초기 논란이라고 일축했다.

팜유의 진실은 무엇일까?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팜유 농장에 비료를 공급하는 김종화씨는 저서 ‘아낌없이 주는 팜유’(곰시)에서 팜유 논쟁의 팩트 체크에 나섰다.

저자에 따르면 팜유는 지구상에서 가장 가성비가 우수한 식용기름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 데이터에 따르면, 팜커널유를 포함한 팜유 원유가 전체 식용유의 36.7%를 차지한다. 콩기름(33.6%)보다 많다. 가성비로 보면 콩기름 1톤 생산하는데 2헥타르의 땅이 필요하고 카놀라유 1톤은 1.25헥타르의 토지가 필요하지만 팜유는 0.25헥타르면 된다.

서구의 NGO들이 말하는 매 시간 300개의 축구장, 즉 연간 180만 헥타르가 파괴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말레이시아의 2021년 팜유 재배지는 약 590만 헥타르이고 1997년부터 재배해온 것이라고 밝힌다.새로운 경작지에 대한 허가는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이다. 오히려 더 많은 소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삼림 벌채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또한 오랑우탄 멸종 논란에 대해서도 저자는 지난 20년 동안 말레이시아는 보르네오 지역에 서식하는 오랑우탄 보존과 종 다양성을 위해 애쓰고 있으며,팜유 재배가 종 다양성에 오히려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팜유 재배지에는 수많은 조류와 파충류, 곤충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말레이시아 정부는 살충제를 쓰는 대신 원숭이, 올빼미를 통해 팜유 생산량에 영향을 주는 해충들을 막는 해법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팜유의 또 다른 논란 거리는 높은 포화지방산이라 건강에 안 좋다는 것인데, 한국식품연구원장을 지낸 윤석후 박사는 “최근 문제 되고 있는 트랜스지방산이 전혀 없으며, 경화유지의 대체 유지로서 경제성이 가장 뛰어나다.”며 “사실 팜유에 대한 논란 배경에는 정치적인 이유가 적지않다. 미국의 일부 정치인들이 대두협회와 결탁해 팜유의 가치를 깍아내리면서 논란을 부추겼다.”고 지적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팜유는 유해하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팜유가 다른 모든 유분 작물 중 가장 큰 토지이용 효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무분별한 대규모 삼림 벌채를 대체해 줄 수 있다고 본다. 팜유를 대체하기 위해 합성 오일을 만드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은 더욱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팜유 나무의 일생에서부터 5천 년 전 고대 이집트의 무덤에서 발견된 질그릇 속 팜유 등 역사와 생산·유통과정 까지 일목요연하게 소개해 놓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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