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30억달러보다 36.2% 줄어
코로나19 인한 2020년 수주절벽 영향
대우조선해양의 LNG운반선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수출 효자산업이었던 조선업도 올해 무역수지 흑자 폭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2020년 수주절벽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공급망 이슈와 인플레이션 압박, 통화긴축 기조 등도 개별사업 추진에 악조건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누적 조선업의 수출금액은 MTI 746 기준 약 147억달러로 작년 한 해 실적(약 230억달러) 대비 36.2%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무역수지도 193억달러에서 120억달러로 흑자 폭이 61.8% 수준으로 감소했다. 연말까지 집계가 남았으나 최근 수출입 현황을 살펴볼 때 변화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조선업의 경우 통상 수주 이후 건조에 들어가면서 매출이 발생해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2년여 정도 시차가 발생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잠식한 2020년의 수주 부진이 최근 주춤한 수출 흐름으로 잡히고 있다.
조선업 수출입 동향(단위=억달러) [한국무역협회 자료] |
실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조선 발주량은 전년 대비 20.7% 줄어든 2450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우리나라는 이 중 880만CGT를 수주했다. 2019년보다 물량을 기준으로는 12.4%, 금액을 기준으로는 14.7% 감소한 수치다.
조선업계는 최근 수출입 동향을 발주·수주량 변화에 따른 시장 사이클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지난해 수출액이 예년에 비해 많았는데 한 해 발주가 몰리면 다음해에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시장의 큰 흐름”이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부터 수주량이 늘어난 만큼 업계는 내년부터 수출 증가세를 전망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조선 수주량은 1760만CGT로 2020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2.3배 많은 443억달러였다.
전망도 밝은 편이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발주량 중 45.5%를 수주해 4년 만에 세계 1위 탈환하는 등 활황세를 보인 데다 카타르 LNG(액화천연가스)선 발주와 최근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 수요 확대가 우리 조선업계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다만 2023~2024년 생산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능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능인력 부족이나 노사갈등에 따른 생산 차질 등으로 정상적인 인도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수출이 예상보다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6년 구조조정으로 급격히 줄어든 조선 인력은 2020년 4분기 이후 시황이 회복했음에도 생산 차질 우려가 나올 정도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1만명 이상의 생산인력 부족을 예상한다.
여기에 향후 해운시황 악화나 러시아 제재로 선주들이 인도를 연기하거나 계약을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 산업연구원은 “고금리와 금융 불안으로 인한 선박금융 조달 어려움도 조선업계 글로벌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