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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리대회 유튜브 중계까지...천안 원도심 살리기 ‘흥’이 절로
전통시장 상권 활성화 현장 르포
특산물 활용 요리 ‘새 명물’ 소개
미디어스트리트 명소로 자리매김
지난 26일 오후 충남 천안시 천안역전시장 공유주방에서 참가자들이 천안흥타령 특산물 요리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유오상 기자

지난 26일 오후, 충남 천안시 천안역전시장에 마련된 공유주방에 7명의 청년이 요리 대회를 위해 모였다. 넓은 주방에는 각자가 준비한 요리 재료가 마련됐고, 대회 시작에 앞서 각자가 선보일 요리가 소개됐다. 거봉 와인 소스를 곁들인 오리가슴살 스터핑과 호두 허머스를 활용한 치킨 브리또, 크림치즈와 호두, 거봉을 올린 꽈배기 등 소개된 요리들은 언뜻 보기에도 평범한 요리 대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열린 요리대회는 충남경제진흥원(원장 오광옥)과 천안원도심 상권활성화기구가 주관하는 ‘천안 흥타령 특산물 요리대회’로, 참가자들은 모두 천안의 특산물을 활용한 요리를 선보였다. 특히 이번 대회는 3회째로, 지난 1·2회 요리대회 수상자들이 펼치는 ‘왕중왕전’이었다. 참가자들은 지난 대회에서 호평을 받았던 요리를 개량해 완성도를 더 높였다.

한 참가자는 미리 술을 빚어 안주와 함께 요리를 만들어 오기도 했고, 다른 참가자는 ‘천안으로 흥겨운 피크닉’이라는 이름의 요리를 선보였다. 오이를 활용한 롤초밥과 메론을 활용한 소다를 준비했다고 소개한 참가자는 “단대 호수를 생각하며 소풍을 간다는 생각으로 요리를 만들었다. 다양한 천안 특산물을 보고 많은 분들이 천안으로 놀러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1시간 동안 주어진 요리 시간이 끝나자 심사위원들은 테이블 위에 올라온 음식들을 하나씩 맛보며 서로 의견을 나눴다.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끝나고 두리안과 거봉을 활용한 참치 샐러드를 만든 김준재 씨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대회는 독특하게 모든 과정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요리를 소개하며 시청자들에게 직접 천안의 다양한 특산물을 소개했고, 시청자들도 실시간 채팅을 통해 “맛있는 냄새가 여기까지 나는거 같다”라며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행사를 주관한 충남경제진흥원은 이번에 선보인 요리들을 천안의 대표 음식으로 활용해 원도심 상권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오광옥 원장은 “다른 지역에서는 각자의 대표 음식이 있는데, 천안은 딱히 떠오르는 음식이 없다는 단점에 착안해 요리대회를 열게 됐다”라며 “장기적으로 요리대회 수상작을 활용해 천안을 찾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려고 한다”고 했다.

충남경제진흥원은 그간 원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한 르네상스 사업을 계속해왔다. 지난 5월에는 주민들과 함께 ‘명지역길 축제’를 진행했는데, 맥주축제와 트로트가요제, 요리대회 등을 진행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오 원장은 “그간 상권 활성화에 반신반의하던 상인들이 축제를 통해 많은 손님들이 모이는 모습을 보고 나자 적극적으로 도시재생에 참여하게 됐다”라며 “지금은 축제가 진행되면 상인들이 준비한 음식이 모두 ‘완판’되는 등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특히 천안원도심 도시재생사업에서는 스마트 기술의 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충남의 대표적인 지역 어플리케이션인 ‘걷쥬’를 활용해 천안 원도심 주요 지역을 방문하면 자동으로 위치정보에 따라 방문 기록이 쌓이고, 방문 기록이 모이면 자동으로 지역 상품 할인 쿠폰이 지급되는 식이다. 지역 축제의 유튜브 생중계와 지역 특산물의 온라인 판매 장터 활용 역시 ‘온라인을 활용한 도시재생’ 사업의 모범으로 자리잡았다. 코로나19 탓에 인근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에는 진흥원이 직접 주변 대학생들과 협업해 지역 상인을 위한 홍보 영상을 제작하면서 상인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천안 빛나라상권 미디어스트리트의 모습. [충남경제진흥원 제공]

역전시장 남쪽에 마련된 빛나라상권 미디어스트리트 역시 원도시 상권 활성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양한 조명으로 완성된 청춘 아케이드는 지역 명소로 자리잡았고, 밤이 되면 켜지는 빛터널을 보기 위해 방문객이 몰리면서 상권도 자연스럽게 다시 활성화됐다.

천안 원도심 상권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특화거리는 과거 천안 내 최고 번화가였지만, 유동인구가 줄면서 추억의 거리로 변했다. 진흥원은 지난 2019년부터 낙후된 특화거리 일대의 환경개선 사업과 함께 고객유치 프로그램으로 ‘청춘이 찾는 거리’로의 탈바꿈을 시도했는데, 실제로 빛터널이 이른바 사진 명소로 인기를 끌게 되면서 원도심을 찾는 인구도 덩달아 늘었다.

오 원장은 “방문객이 적어 상관 활성화가 어렵다는 판단을 하면서 방문객을 모으기 위한 사업을 계속해왔다.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의 향수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공간이면서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천안에 더 머물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천안=유오상 기자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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