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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렁울렁, 설렘의 두근거림...나그네 부르는 섬·섬
머루주로 향수 달래던 망향봉 일출명소로
바람·파도 소리가 마을 이름된 관음도
968m 절벽산 중앙엔 주상절리대 눈길
북서쪽 해안으로는 ‘검찰의길’ 산책로가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뛰는 한국령 독도
주민등록부 기록상 10만여명 거주 임박
외부침탈서 독도 지켜낸 억척 호국주민들
독도새우·마가목 등으로 웰빙 味식 선사
신비의 섬 울릉도의 숨은 비경으로 알려진 관음도 모습.

“마른 생강을 음료에 섞어 마시면 좋은데, 무엇보다 설렘-기대감이 있을 때, 배 멀미가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울릉도·독도는 여행자 여러분들이 더 잘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설렘으로 떠나는 다목적 여행지입니다.”

‘12.5 어울림 울릉도 송년 콘서트’ 연예인 사절단을 비롯한 손님들을 위해, 일일 가이드를 자처한 호텔울릉드림 이진 대표는 ‘설렘’을 키워드로 환영인사를 건넨다. 이어, 변화와 쇄신이 필요할 때,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한숨 돌리고 좀 더 건강해지고 싶을 때, 큰 일을 앞두고 용기가 필요할 때, 울릉도와 독도는 자신감, 힐링, 건강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독도새우..

▶크루즈, 붉은 일출, 따뜻한 공연= 울릉도-독도엔, 수많은 절경 외에도, 절벽 투성이 종상(鐘狀, Tholoide)화산 섬을 개척하고 외부의 침탈로부터 독도를 지켜낸 억척-호국 주민들의 열정, 육지를 늘 그리워하며 손님들을 정성으로 대하는 인정, 역대 대통령도 단맛에 놀란 독도새우, 울릉도새우, 활어회, 명이나물, 마가목, 섬부지깽이 나물, 나리분지 더덕, 건강 호박엿 등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건강 미식이 넘치는 곳이다. 여기에, 겨울을 맞아 외로움을 느낄지도 모를 울릉도 어르신들을 위해, 오는 12월 5일 한마음회관에서 복지TV예술단(단장 윤재운)이 울릉군(군수 남한권), 한국관광협동조합(이사장 이정환), 호텔울릉드림, 한국드림관광과 함께 콘서트를 연다는 훈훈한 소식까지 들린다. 갈라졌던 육지와 섬은 더 가까워졌다. 이제 웬만한 파도는 지긋이 눌러 버리는 초대형 사랑의 유람선 ‘썬 플라워’ 크루즈가 울진-포항에서 울릉도를 향하니 여행자의 걱정도, 결항도 크게 줄고, 군민들의 주름살은 펴졌다.

▶명이나물 이야기, 독도전망대= 사동 산중턱 울릉중학교 아래 호텔울릉드림 객실에서, 망향봉(317m) 옆으로 뜨는 일출을 바로 감상할 수 있다. ‘붉은 악마’ 월드컵 응원하 듯, 검붉은 띠가 여명을 이루더니 잠시 후, 바닷물에서 태양이 솟아오른다. 단언컨대, 방해받지 않는 울릉도 일출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붉다.

여행자의 손에는 일반쓰레기봉투가 하나씩 들려있다. 이들은 여행중 쓰담(쓰레기 담기) 플로깅도 했다. 사동에서 도동 독도박물관에서 독도의용수비대의 피땀흘린 독도수호 투혼을 확인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은 뒤 케이블카를 타고 독도전망대에 오른다. 개척민들이 머루와 명이를 가꾸고, 고향이 그리울때 머루주를 마시며 향수를 달래던 망향봉이다. 풍랑으로 어로를 오래도록 하지 못하면 개척민들은 명이나물을 먹었는데, 이렇게 명을 이어갔기에 명이나물이라고 한다.

바닷물-용천수 두 번 세척해 더욱 위생적인 수산물을 공급하는 저동(모시개) 어판장 뒷산은 내수전 전망대이다. 북저바위, 죽도(대섬) 등 울릉도 동편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관절강화와 치매예방에 좋은 마가목들이 많이 자생하는 곳이다. 안용복기념관까지 이어지는 내수전~석포둘레길의 출발점이다. 나무사이로 언듯언듯 보이는 죽도 등 바다를 보면서 제주 곶자왈 비슷한 청정생태지역을 걷는다.

▶석포트레킹, 플로깅, 동쪽에서 지는 해= 지형에 따라 흙길과 나무데크를 번갈아 걷는 트레킹 길에는 여우꼬리사초, 섬초롱꽃, 말오줌때, 공작고사리, 생명과 사랑의 나무 마가목, 너도밤나무 등 희귀 식생들이 건강하게 자란다.

성인봉 산신령이 섬에서 풍요롭게 잘 살려면 밤나무 100그루를 심으라고 했는데 99그루 밖에 되지 않아 난감해 할 때, 비슷하게 생긴 나무에게 “너도 밤나무냐?”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생명의 길 답게, 40~50년전 이효영부부가 폭설 조난을 당할 뻔 했던 300여명을 구한 정매화골 쉼터가 있다. 여행객들은 트레킹족들의 쉼터인 이곳에서 플로깅을 한뒤 다시 길을 떠났다. 석포둘레길 종점인 안용복기념관을 지나 북동끝 섬목 일대에서 가장 높은 해안지대 석포 전망대, 천부전망대에 해질녘에 오르면, 울릉도 북서쪽 태하 끝지점 부터, 가까이로는 송곳봉과 코끼리바위(공암)까지, ‘동쪽에서 지는해’라는 제목의 작품사진을 찍는다. 관음도의 이름은 불교 용어가 아니다. 바람과 파도가 관음도 해식동물로 들어갈 때 관악기 소리가 나서 섬이름이 생겼다. 국가지질공원 답게, 부채꼴의 방사상 주상절리가 있는 섬목과 한반도 모양의 관음도 북쪽 끝지점을 연결하는 다리가 2012년 놓이면서 울릉도 민관은 다양한 루트의 산책길을 조성하고, 전망좋은 지점에 명이나물 닮은 초록의자를 놓았다. 본섬의 동물이 다리를 통해 들어가 생태계도 조성됐다.

나리분지의 주상절리대.

▶나리분지= 옥녀굴와 삼선암, 해태바위, 천부항을 지나, 60년전, 초당 220ℓ를 뿜어내는 용출수로 수력발전을 돌려 전기를 처음으로 생산했던 추산몽돌해변에서 좌회전하면, 나리꽃이 유난히 많이 피는 분화구 마을, 나리분지를 만난다. 해발 800~900m 봉우리들 7~8개가 마을을 호위하는 가운데, 더덕주, 씨껍데기막걸리, 천연기념물 울릉국화-섬백리향군락지, 문화재가 된 투막집(억새 지붕), 너와집(소나무 조각 지붕) 등 독특한 특산물,식생,문화유산을 자랑한다. 해발 968m 말잔등-천두산 일대 절벽산 한복판엔, 60만평 크기 교실에 걸린 칠판인 양, 넓고 거대한 주상절리대가 파노라마처럼 부착돼 있어 눈길을 모은다. 만약 산 전체가 주상절리이고 일부가 나무로 덮혔을 뿐이라면 대단한 지질학적 가치를 지닐 것 같다. 마늘을 닮은 나리의 뿌리는 과거, 장마철 분지에 물이 고여 주민들이 산중에 대피할 때, 현장 채취 비상식량으로 쓰였다.

▶검찰의 길과 울릉도 KTX, 울릉공항= 북서쪽 태하 해안 산책로는 힐링 트레킹길이다. 섬의 안전을 살피는 관리 ‘검찰의 길’ 출발점이다. 검사들이 꼭 많이 이곳에 와서 초심과 공정성을 다졌으면 좋겠다. 울릉도 건강푸드를 판매하는 남양 산림직거래영농조합 앞에는 목포 갓바위 닮은 기암괴석이 산중턱에 서 있어 이채롭다. 절벽이 많아 터널을 도저히 뚫을 수 없는 서쪽 해안엔 ‘반터널’들이 많은데, 멀리서 보면 기차를 닮았다. 기차가 없는 이곳 주민들은 울릉도KTX라고 부른다. 울릉도에 없던 비행기도 2025년말쯤 생긴다. 울릉공항 공사 진척도는 현재 25%.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독도는 ‘한국령(領)’ 표식과 함께 여전히 변함이 없다. 과거 박격포 훈련까지 한 독도경비대가 건재하고 김성도 이장이 때때로 순찰온다. 나 홀로 섬이 아니다. 91개 섬이 한 가족을 이루고 있고, 9000만 한민족이 있으며, 10만명을 목전에 둔 독도(명예)주민(간편 신청 취득 가능)들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푸대접도 아닌 무대접의 세월이 하도길어 울릉도·독도를 제 몸 처럼 사랑하는 출향민들이 역대 대통령에게 “차라리 팔아버리라”고 반어법의 항의를 하니, 그제서야 뒤돌아보고 지원을 했다. 이젠 지난 10년 간의 노력끝에 살 만 해졌고, 넉넉한 마음 속에 제대로된 매력들을 발산하고 있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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