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세계 복합 경제위기 직면...“한국제품 팔 곳이 없다”
KDI, 내년 총수출 증가율 1.6% 전망
금융硏은 더 암울...수출 1.0%↑ 머물러
상품수출은 연간 1.0% 증가에 그칠 것
기재부·한은, 성장률 줄하향 조정할 듯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액이 399억6800만달러로 잠정집계되면서 우리나라가 무역통계 작성을 시작한 1966년 이후 66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고물가에 따른 각국의 금리인상과 이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 등으로 내년도 수출 전선은 더욱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사진은 수출용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 중인 부산항 . [연합]

전 세계가 복합 경제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내년도 총수출 증가율이 1%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전 세계적 경기위축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엔진인 수출이 흔들리면서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1일 정부와 관계기관에 따르면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2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총수출 증가율이 내년에 1.6%(물량 기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예상되는 수출 증가율 예상치(4.3%)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국가 간 인적 이동이 늘어나고 관광이 본격 재개되면서 서비스 수출이 회복되지만, 세계 경기 둔화로 상품 수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KDI는 상품수출 증가세가 1.0%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KDI는 “대내외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의 부진으로 경기둔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주요국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해 수출은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코로나 감염병의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회복되는 민간소비가 경기둔화를 일부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금리인상이 영향을 미쳤다. KDI는 “미국 금리인상 가속화가 지속되거나 글로벌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수출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더욱 둔화될 수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며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여타 국가의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면서 우리 수출도 작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2023년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 부진과 시장금리 상승으로 경기둔화 국면에 머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KDI가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8%다. 2%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0.8%),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2차 오일쇼크의 영향을 받은 1980년(-1.6%)을 제외하고 전례가 없다.

여기엔 전 세계적 경기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 경제가 통화 긴축 기조와 중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2.7%의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경기둔화는 우리나라 수출에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최대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KDI는 “중국 경기가 제로코로나 정책과 부동산시장 위축 등으로 급락할 경우, 중국 수요 부진으로 우리 수출이 둔화될 수 있으며, 중국의 생산 차질이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이어지면서 하방 위험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3분기 지역별 수출을 보면 이 같은 기조를 확인할 수 있다. 전년동기 대비 중국 수출은 3분기 -4.9%를 기록했다. 지난 분기 -1.0%에서 감소세가 더 커졌다. 다른 나라들도 정도는 다르지만 마찬가지 상황이다. 미국(22.2%→ 14.9%)과 일본(8.9%→0.3%)은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했다. 유럽연합(EU)도 10.2%에서 7.3% 증가폭이 낮아졌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산 석유제품 수입 금지 조치의 영향으로 석유제품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이를 제외한 품목의 증가세는 둔화했기 때문이다.

수출에 있어선 보다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2년 금융 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에서 총수출과 총수입 증가율이 올해 3.4%와 3.6%로 낮아진 후 내년에 1.0%와 1.7%까지 둔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서비스 교역은 여행제한 완화 등으로 증가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재화 교역을 견인하던 정보기술(IT) 품목 수요는 약화할 수 있다는 이유다. KDI와 전체적 맥락에서 분석이 같지만, 그 여파 정도를 더 크게 본 것이다.

수출 감소세가 본격화하면서 정부도 다음해 성장률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다음달에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다. 이에 KDI 등이 내놓은 성장률을 주목하고 있다. 통상 기재부, KDI, 한국은행, 국회 예산정책처는 성장률 전망치 영향력이 높은 기관으로 통한다. 그런데 KDI가 2%를 하회하는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것이다. 한국은행도 이달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발표하는 ‘11월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