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기업에 대한 최초 투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야후 파이낸스 유튜브 캡처, 망고보드 활용]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파운드리 첫 투자 워런 버핏, 삼성 아닌 TSMC에 투자했다.”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올해 3분기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1위인 TSMC에 약 41억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버핏 회장이 산업내 경쟁 우위를 강조하며 투자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반도체 내 파운드리 호황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삼성전자가 아닌 월등한 점유율의 TSMC를 지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버크셔해서웨이가 공개한 주식 보유 현황(13F) 보고서를 보면, 올해 7~9월 중 회사는 TSMC 주식 6006만880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버크셔해서웨이가 TSMC 주식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버크셔해서웨이는 3분기 중 90억달러(약 12조원)를 들여 주식 투자를 했는데, 그중 TSMC 주식 매입에 41억달러 이상을 사용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애플(AAPL), 뱅크 오브 아메리카, 셰브론,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에는 못 미치지만, 한해 설비투자 금액이 수십조원 규모로 막대한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버핏 회장은 막대한 설비투자가 없는 안정적인 종목을 중심으로,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의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성향을 지닌 인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TSMC는 올해 역대급 매출 기록을 써내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TSMC는 10월 매출이 2103억대만달러(약 9조1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의 1345억대만달러보다 56.3% 증가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 매출은 1조8486억대만달러(약 79조원)로 작년 동기보다 44% 성장했다.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56% 가량을 확보하며, 업계 최선두 기업으로서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2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성장률이 전년(26.3%)보다 대폭 낮아진 7.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파운드리 업계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운드리 시장은 2019년 2% 하락한 후 2020년 21%의 강력한 반등에 이어 지난해에도 26%의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 2020년의 경우 5G 스마트폰과 관련된 프로세서와 기타 통신 단말기 판매가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18년 동안 순수 파운드리 시장은 9년 동안은 9% 이하 성장한 반면 나머지 9년은 두 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향후에도 자동차·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파운드리 시장의 수요는 견고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톰 루소 가드너 루소앤드퀸 파트너는 “버크셔해서웨이는 TSMC 제품 없이는 세상이 잘 돌아가지 않게 됐다고 믿는 것 같다”며 “일상생활의 중심이 돼가는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라고 설명했다
TSMC는 설비투자를 최근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 공장을 추가 증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공장은 2020년 애리조나주에 짓기로 한 반도체 공장의 인근인 피닉스 북쪽에 들어설 예정이다. 투자 금액은 120억 달러로 이전 투자액과 비슷한 규모다. TSMC가 새 공장에 3나노 공정을 도입할 수 있다고 외신 등은 보도했다.
한편 외신 등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2018년 주당 약 100만원(약 886달러)에 거래되던 당시 삼성전자의 주식을 일정 규모 사들였다. 매입 시점과 사업 규모를 고려할 때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을 보고 투자한 것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이에 따른 차익을 회사가 실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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