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9개→61개
SK, 165개→195개
최태원의 ‘따로 또 같이’ 관계사 전략
유망사업 감각, 미래산업 도전 등 바탕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SK그룹의 계열사 증가 속도가 여전히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 벌써 서른 곳이 넘게 늘어 전체 계열사수 200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반도체 등 핵심 사업에 대한 시장 지배력을 강화에 집중하고, 계열사 편입보다는 투자를 선호하는 삼성 그룹과의 성장 전략 차이가 두드러진다. 이에는 ‘따로 또 같이’로 표현되는 최태원 SK 회장의 관계사 경영 전략과 유망 사업에 대한 사업 감각, 미래 산업에 대한 도전정신 등이 바탕에 있다는 분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
13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기업집단 소속회사 변동 현황’에 따르면 1일 기준, SK 그룹의 계열사수는 195개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1월보다 18%(30개)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은 59개에서 61개로 두 개 증가하는데 그쳤고 현대자동차그룹은 56개에서 57개로 한 곳 늘었다. LX를 계열분리한 LG그룹은 71곳에서 63곳으로 8개 줄었다. 롯데는 85개로 변동 없었고, 포스코와 한화는 각각 5개(35개→40개), 7개(89개→96개)씩 증가했다. GS(84개→93개)와 신세계(49개→53개)는 각각 9개, 4개씩 추가됐고 현대중공업그룹(37개→34개)은 3곳 감소했다.
지난 8~10월 중에도 SK그룹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키파운드리,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업체 삼강엠앤티, 대리기사 중개 솔루션업체 로지소프트 등의 지분을 취득하고 폐기물 처리업체 제이에이그린, 재활용 플라스틱 제조업체 디와이인더스 등을 인수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 개발업체인 디앤디프라퍼티매니지먼트는 흡수합병했다.
지난 1년간 삼성 그룹으로 편입된 곳은 두 곳(성균관대학교기술지주㈜, ㈜SHP코퍼레이션)이다. 이곳들도 모두 주력 부문과 연관성이 낮거나 신사업 진출 차원은 아니다. 성균관대기술지주는 산학연협력기술지주사 유예기간 종료로 성균관대 산업합력단에 소속된 것이고, SHP코퍼레이션는 호텔신라 피트니스클럽 운영업체다.
SK그룹은 이같은 공격적인 신시장 진출을 기반으로 올해 처음으로 재계 순위 2위에 올랐다. 5대 그룹 순위가 바뀐 건 12년 만이다. 최 회장은 에너지·화학·정보통신 중심이던 그룹 성장동력에 2012년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반도체를 장착했다. 이후 반도체는 그룹의 최대 수익 부문으로 자리매김했고, 현재는 배터리와 바이오 부문까지 빠르게 공략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최 회장은 오히려 지금이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13일 열린 ‘2022 헤럴드기업포럼’ 자리에서도 “요즘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제일 많이 듣는 얘기는 대전환이라는 단어”라며 “새판짜기에는 많은 아젠다들이 모여 있는데, 이 아젠다들은 모두 하나 같이 폭발성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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