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들쑥날쑥’ 재생에너지 전력…덴마크는 간헐성 어떻게 해결했나 [비즈360]
산업부도 전력계통 미고려 보급 문제점 지적
“다양한 계통변동성 적응할 수 있는 가격측정 시스템 갖춰야”
2013년 9월 상업 가동을 시작한 덴마크 앤홀트 해상풍력 발전단지. 주소현 기자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전력 계통 보강이 국내 재생에너지 업계의 숙제로 부각되고 있다. 전력 계통은 발전, 송변전, 배전 등 전기를 생산하고 전달해 소비자가 사용하기까지의 전 과정에 필요한 전기설비를 일컫는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더라도 이를 감당할 만한 전력망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3일 내놓은 ‘에너지 환경 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방안’에서도 급격한 보급 확대 위주의 정책 추진과정에서 전력계통을 고려하지 않은 보급으로 송변전 설비 증설 등 계통 부담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이런 탓에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갖췄더라도 출력제한을 받는 사례가 빈번하다. 출력제한이란 전력 공급과잉이 예상될 때 전력 수급 불일치로 인한 계통 불안정을 방지하기 위해 전력거래소에서 발전사업자에게 발전 및 출력량을 제어하도록 하는 조치다.

특히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카본 프리 아일랜드 2030)’을 선언한 제주도의 피해가 두드러진다. 한국전력 통계를 보면 전력 소비량 대비 태양광·풍력의 발전량 비중(지난해 기준)은 전국에서 제주(19.6%)가 가장 크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 받은 ‘제주 지역 출력제어 현황’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출력제한 조치가 299건이다. 이런 추세라면 2034년까지 제주에서만 출력 제한 조치로 누적 1조2600억원 이상의 누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계통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태양광 및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풍향이 좋은 날에는 재생에너지로만 100% 전력을 충당하는 덴마크는 일찌감치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전력시장을 마련했다. 석탄 발전 등 대규모로 전원을 돌리던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소형 발전원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전력시장 및 송배전을 담당하는 ‘에너지넷’의 울릭 뮐러(Ulrik Møller) 선임 연구원은 “전력 시장 역시 변동성이 커져가는 계통을 수용할 수 있는 모습으로 바뀌어야할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계통변동성에 적응할 수 있는 가격 측정 시스템을 갖춰야한다는 요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과거 덴마크에서도 풍력발전에서 컷테일(cut tail·출력제한)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발전사업자도 아예 전력 시장에 참여해서 ‘컷테일’ 대신 출력을 낮추는 ‘감발(down regulation)’로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하루 전 시장(Day ahead)과 당일 시장(Intraday Market)에서 전력 부족분이나 여유분에 따라 예비력을 운영하는 식으로 대응한다. 발전사들이 전력 생산량과 예측치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에는 요금(Imbalance fee)를 더 부과하는 식으로 유인책을 준다.

울릭 뮐러 선임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계통을 통합할 때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전원들이 충분히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반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발전원이 친환경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경쟁할 만한 환경만 갖춰주면 시장 논리에 따라 재생에너지도 통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에서도 재생에너지 계통의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도 하루전 전력시장에서 예상발전량을 입찰하고, 실제 발전에 차질이 생길 경우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또한 계통 안정장치를 부착하는 의무도 부여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발전사업자의 의무만 강화됐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입찰이나 보조서비스 시장 등에 대한 구체화된 안이 필요한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력 당국의 역할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address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