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빗장 열어 반갑지만...서울도 요건 해당되면 풀었어야”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
대상지역 부동산 시장 반응
국토부 “시장냉각 가능성 유의를”
“ 고금리에 대출 받기 쉽지 않아”
“영향 제한적, 하락세 막지 못할것”
정부가 10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3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서울과 과천, 분당 등 경기 4곳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키로 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과감히 규제 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10일 정부가 서울 등 일부 수도권을 뺀 대부분의 지역에 규제 해제를 발표하자 해당 지역들과 전문가들은 반기는 눈치다. 세제, 대출, 청약 등에 걸렸던 빗장이 풀림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거래 부담이 낮아지고 급감한 거래 또한 늘어날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경기 침체 우려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인해 최근 침체된 집값에 반등을 일으키기에는 여전히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국토부가 이날 전격적으로 대부분의 규제지역의 해제에 나선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매매가와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하락폭 또한 확대된 데 따른 조치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는 2017년 100이던 것이 지난해 206.4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187.3로 주저앉았다.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2006년부터 2021년까지 거래량은 전국 월평균 7만 9000호를 유지하던게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까지는 월평균 4만 6000호에 이른다. 역대 최저 거래량 수준이다.

지방 뿐 아니라 수도권 외곽지역에서도 미분양이 확대된 것 또한 영향을 미쳤다. 9월 전국 미분양 증가폭은 전달 대비 9000호에 달하며 이는 2015년 12월 전달 대비 1만 2000호 이후 가장 큰 증가폭에 해당한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 5년간 급등한 주택가격의 일부 하향 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최근 가파른 금리상승 등에 따른 급격한 시장 냉각 가능성 및 서민 중산층 주거 부담 확대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어 필요한 조치들을 적기에 추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대출과 세금, 청약 관련 규제가 크게 완화된다. 우선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15억원 이상 주택에도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된다. LTV는 10% 완화돼 9억 원 이하 주택일 경우 50%, 9억 원 초과에 대해 30%의 LTV가 적용된다. 주택분양권 전매제한 기간도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청약 재당첨 기한은 10년에서 7년으로 줄어든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50%인 LTV 규제가 각각 70%로 완화되고, 다주택자도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된다.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와 취득세 등 세금도 세율 인하로 부담이 줄어든다. 청약과 관련한 각종 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선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이 2년 이상이고 24회 납부한 경우에 1순위 청약 자격을 갖는다. 하지만 해제 시엔 1년 이상·12회 납부로 1순위 요건이 완화된다.

이번 조치로 이달 14일부터 각종 규제가 해소되지만 해당 지역들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대세 하락기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해제지역에 포함된 수원시 영통구의 한 부동산은 “매수자들이 가장 크게 고려하는 부분이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이라며 “이번 대책에 거치기간(원금 상환없이 이자만 납부하는 기간)을 크게 늘려주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했다. 수원시 영통구 힐스테이트 광교 전용 97㎡는 지난해 8월 18억 50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던 것이 올해 7월 15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3억원 가량 떨어진 상황이다.

전문가들 또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규제지역 해제가 청약, 대출, 세제와 관련해 구입 장애가 없어졌다는 것이지 거래당사자에게 추가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매매가 상승이 정체된 상황에서 높은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부담하며 주택을 구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대출 이자부담과 주택시장의 거래 침체로 비규제 및 저평가지역을 찾아다니는 외지인 주택 매입이 줄었고 매입 실익도 높지 않다”며 “과거처럼 비규제지역의 풍선효과를 노리는 투기적 가수요와 갭투자 움직임이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규제지역 해제로 인한 집값 재불안 확률은 한동안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정부가 규제완화에 속도를 좀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도 예외를 두지 않고 해제 요건에 들면 과감하게 해제해 규제의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며 “추가적으로 부동산 금융 PF 시장을 보다 원활히 유지될 수 있도록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