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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X發 ‘가상자산 쇼크’…금융시스템 연쇄 충격 시작
‘코인런’…비트코인 인출급등
코인베이스 주가 사상 최저
채권·파생상품 등 연쇄 충격
“위험선호 심리 제약 불가피”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FTX 인수 결정을 하루 만에 번복하면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다시 폭락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이로 인해 당장 가상자산과 연동돼 있는 주식과 파생상품 등 실물자산이 동반 급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FTX 사태가 계속 악화할 경우 지난 5월 가상자산 생태계의 대붕괴를 초래한 ‘테라·루나 사태’ 때처럼 실물자산 가격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9일(현지시간) 금융투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바이낸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FTX에 대한 기업 실사 결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 당국이 FTX의 고객 자금 관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 내용 등을 참고해 인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낸스는 전날 FTX와 투자의향서(LOI)에 합의한 뒤 불과 하루 만에 발을 빼버렸다. FTX의 자회사인 알라메다의 유동성 위기에서 촉발된 이번 사태는 불과 며칠 사이에 글로벌 가상자산 전반을 뒤흔들 만큼 파급력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이자 글로벌 2위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9.58% 폭락한 45.98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021년 4월 상장된 이후 사상 최저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9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357.39달러)와 비교하면 80% 이상 빠졌다.

코인베이스가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했던 회사채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오는 2028년 만기, 3.375% 쿠폰 금리로 지난해 발행된 코인베이스의 사모채 가격은 주초 대비 8% 가량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TX 유동성 위기로 촉발된 이번 사태에 코인베이스도 휘말렸다”면서 “최근의 상황은 FTX뿐만 아니라 코인베이스 역시 심각한 재정적 스트레스에 직면해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의 분석 결과 FTX 이용 고객들이 ‘코인런(보유 자금을 빼는 것)’에 나서면서 FTX 측은 최대 80억 달러(약 11조원) 유동성 부족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72시간 기준 FTX에서 60억 달러(약 8조2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최근 나흘 동안 비트코인 인출 규모 역시 4억3000만달러(약 5800억원)에 달했다.

미국 파생금융상품업체 마렉스솔루션의 일란 솔랏 디지털자산책임자는 “시장은 이제 완전한 공포 상황에 놓였다”며 관련 파생상품들도 연쇄적인 충격이 일어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선물의 최근 월별 거래량은 각각 1조 달러(약 1363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올해부터 비트코인 관련 파생상품 취급을 시작한 바 있다.

증시도 연쇄적인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3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미국 뉴욕증시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급락 등의 여파로 급락했다.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2.08%, 2.47% 하락했고, 한국 코스피를 비롯해 일본 닛케이와 대만 가권지수 등 아시아 증시도 10일 장초반 약세를 나타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의 불확실성에 따른 주요 업종들의 주가 조정,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겅계 심리에 영향을 받으면서 국내 증시도 약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상자산 급락 사태도 전반적인 위험 선호 심리에 제약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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