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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연소 억만장자’ 뱅크만-프리드, 제2의 권도형으로 몰락하나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경쟁사인 바이낸스로부터 인수 퇴짜를 맞으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불과 반년 전 유명 정재계 인사를 불러모아 호화 행사를 여는 등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던 젊은 사업가 샘 뱅크먼프리드는 이제 빈털터리 신세를 넘어 감옥행을 걱정해야할 처지가 됐다.

9일(현지시간) 바이낸스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FTX를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FTX와 투자의향서(LOI)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발을 뺀 것이다.

가상화폐는 일제히 무너졌다. FTX가 발행하는 코인 FTT는 전날 80% 폭락한데 이어 이날 40% 넘게 빠졌다. FTX가 거래를 지원해온 솔라나도 43% 급락했다.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에 오른 FTX 창립자 뱅크먼프리드의 신화도 종말을 고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FTX 설립자 샘 뱅크먼프리드 [로이터]

뱅크먼프리드는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으로 2019년 가상자산 거래소 FTX를 설립했다. 이후 FTX는 거래량 기준으로 세번째로 큰 업체로 성장했고 뱅크먼프리드는 2021년엔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자 순위에서 32위에 올랐다. 유일한 20대이자 최연소다.

그가 6개월 전 바하마에서 주최한 컨퍼런스 행사에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거물급 인사가 대거 참석할 정도였다.

그런가하면 미국프로농구(NBA)구단 마이애미 히트의 경기장 명명권을 사들여 'FTX 아레나'로 이름 붙였고, 수퍼모델 지젤 번천과 함께 유명 패션잡지 화보를 찍는 등 대외적으로 부를 과시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명명권을 사들인 미국 프로농구(NBA) 마이애미 히트 구단의 홈구장 'FTX 아레나'의 모습 [AFP]

업계의 명성도 자자했다. 지난 여름엔 '테라-루나 사태'로 가상자산 업체들이 연쇄위기를 겪자 경쟁사를 선뜻 돕기도 했다. 그 덕에 1907년 뱅크런 진화에 도움을 준 은행가 '존 피어몬트 모건'에 빗대 '가상자산의 피어몬트 모건'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허무하게 사라질 처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TX는 최대 80억달러(약 11조원) 유동성 부족에 처했다. 긴급 자금이 투입되지 않으면 FTX의 파산은 시간 문제다. 뱅크먼프리드는 전날 FTX의 고객 자산은 안전하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지만 어느 틈엔가 조용히 삭제했다.

더 나아가 법의 심판을 받을 수도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 당국은 FTX가 고객 자금 관리 과정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렸다.

또 당국은 FTX와 뱅크먼프리드가 FTX 설립 전 만든 헤지펀드 알라메다리서치의 관계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증권사기 혐의로 복역하다 지난 5월 석방된 마틴 쉬크렐리는 앞서 트위치를 통해 바이낸스의 FTX 인수 소식이 알려지자 "힘들 것"이라고 예상한 뒤 "뱅크먼프리드에 대해 검사들이 유죄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는 '테라-루나 사태'의 주범으로 현재 행방이 묘연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등장하기도 했다.

쉬크렐리는 권 대표에게 "감독이 끔찍하긴 하지만 최악은 아니다"라며 "감옥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에 권 대표는 "좋은 정보 잘 알겠다"고 받아쳤다.

권 대표는 지난 4월 해외로 도피했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은 9월 권 대표에 대해 적색수배를 내렸다. 한국 검찰은 권 대표에 대해 시세 조정 혐의 적용 여부를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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