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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정부지 치솟는 리튬값, 치열해지는 생산·구매 경쟁 [비즈360]
탄산리튬 가격 10년새 1309% 폭등
전기차 판매 증가하며 필수 리튬 부족
포스코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투자 확대
SK온·LG엔솔 등 호주·칠레와 공급 계약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에서 탐사를 진행하는 포스코. [포스코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리튬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배터리 생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핵심 광물로, 전기를 생성·충전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매장된 리튬을 배터리용 화합물로 전환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8일 기준 ㎏당 577.5위안(약 10만9534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2년 11월 8일(41위안)과 비교하면 1309% 폭등했다.

탄산리튬 가격은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하면서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당 100위안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400위안을 돌파했다. 이어 지난 10월에는 ㎏당 500위안을 찍고,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니켈, 망간 등 다른 배터리 광물이 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 3월 최고가 대비 가격이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리튬 가격이 이처럼 상승한 것은 공급량은 제한된 데 반해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서다. 리튬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주 생산품인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와 중국이 주도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모두 쓰인다. 전기차 판매가 늘면, 리튬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특히 리튬은 광산업체에서 채굴한 뒤 탄산리튬, 수산화리튬 등으로의 가공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도 어렵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발효되며, 리튬화합물 생산량 세계 1위인 중국 외 다른 지역에서 리튬을 조달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IRA는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조건으로,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배터리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핵심 광물에는 리튬, 니켈 등이 포함돼 있다. 리튬을 배터리 원료로 사용하기 위한 정제시설의 대부분이 중국에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 및 소재 업체들이 중국 외에서 리튬을 조달하려고 하자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 데모플랜트 공장 및 염수저장시설. [포스코 제공]

이에 국내 기업들은 리튬 생산과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리튬 생산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포스코그룹이다.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탄산리튬을 만들고, 이를 국내 광양공장에서 수산화리튬으로 가공한 뒤, 포스코케미칼에 공급하는 밸류 체인을 구축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2018년 아르헨티나 염호를 인수했고, 지난 3월 연산 2만5000t 규모의 1단계 공장을 착공했다. 이후 IRA가 발효하자 리튬 생산 확대를 위해 내년으로 계획돼 있던 2단계 투자(2만5000t 규모)를 앞당겨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3·4단계 투자에도 속도를 내,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 연 10만t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에코프로그룹의 수산화리튬 비상장 자회사인 에코프로 이노베이션의 경우 내년 1분기 중 수산화리튬 2공장을 착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공장은 2024년 1분기부터 가동된다. 이를 통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2024년 연간 2만6000t의 수산화리튬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잇달아 칠레, 호주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의 리튬 생산 기업들과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SK온은 지난 4일 칠레 SQM과 내년부터 5년간 수산화리튬 5만7000t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호주 레이크 리소스와 2024년부터 최대 23만t의 리튬을 공급받기로 했다. 호주 글로벌리튬 등과도 장기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최근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아발론·스노우레이크로부터 수산화리튬 25만5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미국 컴파스 미네랄, 독일 벌칸에너지, 호주 라이온타운, 칠레 SQM 등과도 대규모 리튬 관련 구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리튬 가공 주기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리튬화합물의 타이트한 수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원재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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