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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세계 통상전쟁 중인데 WTO 주재 제네바·EU 상무관 없앤다
다음달 31일 만료예정 신통상전략실도 폐지위기
윤석열 정부, 전 부처의 5% 인원감축 방침에 축소
외교부-산업부, 통상기능이관 전쟁 2라운드 관측도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국제 간 경제분쟁에 대한 판결과 마찰을 조정하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을 앞둔 유럽연합(EU) 상무관 자리가 없어진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비롯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바이오 행정명령 등 통상전쟁에 대한 대응 전략을 짜고 있는 신통상질서전략실도 존폐위기에 처했다.

행정안전부와 외교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전 부처의 ‘정원 5% 감축’이라는 방침으로 조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경제안보를 내세운 정부에서 글로벌 통상전쟁 속에서 최전선에서 싸울 자리와 조직을 없애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8일 정부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 전 부처에 정원 5% 감축이라는 내용이 담긴 통합활용정원제 지침을 전달했다. 이후 외교부는 본부, 공관(외교부 직원·주재관 동일 적용) 대상 순차적 조정방안을 마련해 행안부에 제출했다. 조정방안에는 제네바·주벨기에 EU대사관 상무관 등 공관 주재관 9명을 감축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현직 주재관의 귀임 후인 내년 8월 미충원 방식으로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공관 규모, 한 공관 동일 분야 2명 이상 등 객관적 기준 갖고 감축안을 마련했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EU 대사관은 산업부 국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으로 경제공사에 임명된 곳이다. WTO 차석대사에도 처음으로 산업부 출신이 임명됐다는 점에서 외교부가 통상 기능 이관을 놓고 전쟁을 벌었던 산업부에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대(對)EU 수출은 지난달 전체 수출이 24개월 만에 감소된 상황 속에서도 전년 동월 대비 10.3%나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또 내년부터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해 풀어야할 통상 현안이 산적한 지역이다.

문 정부에서 한시적으로 신설된 신통상질서전략실도 다음달 31일 만료를 앞둔 상태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신통상질서전략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자동차 232조 관세 협상 등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과 4차 산업혁명 진전에 따른 새로운 통상규범 논의 등 통상환경 변화를 대응하기 위해 신설된 조직이다.

또 신통상전략실 통상법무담당은 우리나라가 2019년 WTO에서 일본과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에서 최종 승소를 이끌고 미국과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분쟁에서 이기는 성과를 냈다. 2019년 일본과 WTO 공기압밸브 분쟁에서도 최종 승소한 성과를 이끌었다.

한 통상전문가는 “주요 나라에서는 재외공관에서 통상을 분리시켜 통상대사가 따로 있다”면서 “우리도 상무관 자리를 없앨 것이 아니라 통상 관련 대사직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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