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마드리드 도심 여행, 그란비아 가도, 시벨레스 광장
마드리드 문화유산-미식-스마트 여행④
마드리드 450년 도시건설의 중심축 그란비아 거리는 차량들이 신호대기를 하고 있는 쪽 길의, 동서 연결로이다.
마드리드 그란비아 거리에 밤이 오면, 골목 마다 테이블이 놓여지고, 맥주 데이트가 이어진다.

[헤럴드경제, 마드리드=함영훈 기자] 이제 곧 2022년이 저물어 가면, 마드리드 솔 광장은 한 해의 결실을 구가하는 기쁨 충만한 목소리와 리오프닝의 호랑이해(임인년)를 보내는 아쉬움이 교차할 것이다.

삼성 광고판이 에스컬레이터 좌우를 장식한 솔 지하철역을 빠져나오니, 10월 하순 그곳은 연말 대축제 전에 광장을 깔끔하게 다듬으려는 작업 인부들의 손놀림으로 분주했다.

솔 지하철역 진입로

마드리드를 상징하는 곰 동상은 각종 중장비에 포위됐지만, 곧 있을 축제를 기약하며 굳건히 서 있었고, 여행자들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곰을 향해 희망의 셔터를 누른다.

▶마드리드엔 서울 처럼 보신각,시청광장,운종가 다있다= 서울로 비유하면, 솔 광장은 보신각 광장이고, 시벨리스 광장은 서울시청 광장이며, 그란비아 거리는 임금이 행차하던 광화문대로 혹은 종로거리(운종가)라고 볼 수 있다고 스페인관광청 관계자는 전한다.

마드리드 도심은 비엔나, 파리, 프라하 등 신성로마제국 혹은 유럽 리딩국가 도시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을 모아두었다. 신성로마제국과 오헝제국의 주인 격인 합스부르크 왕가 중 스페인의 형제 나라였던 오스트리아(체코-헝가리 포함) 비엔나 건축예술들의 장점들이 마드리드에 잘 구현돼 있고, 지은 지 100~200년된 것이 대부분이어서 역사적 유적임에도 싱싱한 느낌이다.

시벨레스궁과 시청앞 광장
시벨레스광장은 민주주의 아크로폴리스이기도 하다. 최근 벌어진 의료노조의 시위

그란비아-솔광장-알칼라문(門:현재 공사중)-스페인왕궁 구역은 우리로 치면 남대문-동대문-서대문-광화문(경복궁)으로 이어지는 ‘4대문 안’이 되겠다. 도보여행의 성지이다.

1561년 영주들의 텃세가 심한 옛수도 똘레도를 벗어나 부국강병의 큰 꿈을 안고 마드리드에 신도시를 건설하려했던 펠리페2세와 후대왕들이 도시계획에 가장 역점을 둔 지점은 로마 아피아가도를 닮은 그란비아 가도의 건설이었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빛의 풍경지역 북쪽 입구인 알칼라의 문은 현재 공사중이다.

그란비아를 중심으로 마드리드는 남쪽으로 구시가, 북쪽으로 신시가로 나뉜다. 오늘날과 비슷한 모습으로 단장되던 19세기말 미국문화 뉴웨이브를 형성했기에 맨하탄 브로드웨이도 참조했다. 스페인 내 상당수 도시에 ‘그란비아’라는 이름을 가진 거리가 있어 해당 도시 관광의 출발점 역할을 한다.

▶아피아를 떠올리며 브로드웨이 된 그란비아 거리= ‘최고의 길’이라는 뜻의 ‘그란비아’ 명칭은 19세기에 붙여졌지만, 이곳은 16세기부터 도시의 중심축이었다. 마드리드 도심 여행 때, 많은 사람들이 솔 광장을 먼저 거론하지만 그란비아 거리가 시작점이다. 이곳은 이제 지구촌 MZ세대들이 재잘거리는 세계 젊은이의 거리가 되었다.

마드리드시청이 있는 시벨레스 분수 광장에서 스페인 왕궁에 이르는 동~서 2㎞ 남짓 길이의 그란비아 거리는 도심 동편 녹색지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빛의 풍경’(레티로 공원+프라도 거리 등)과 함께 마드리드 도시계획의 밑그림이다.

마드리드 칼라오 광장의 삼성 갤럭시 광고판이 한국인 여행객들을 미소짓게 한다.

그란비아 3개 구간을 살펴보면, 호화로운 1구간은 시벨레스 부터 칼라오광장이고, 문화예술 일색으로 꾸미려 했으나 글로벌 기업이 몰려들면서 상업 기능이 강화된 2구간은 삼성 갤럭시 광고판이 있는 칼라오광장부터 쉘웹스 건물 까지이며, 3구간은 비스듬히 남쪽으로 꺾이면서 스페인광장과 왕궁을 포함한다.

그란비아 거리 맥도날드 건물은 1800년대 지어진 첫 상가건물이다. 대리석으로 치장하는 등 전세계에서 가장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지어질 당시 보석 혹은 아름다운 여성을 상징하는 ‘티파니’라고 불리었다. 문득 신분상승 영화 오드리헵번 주연의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떠오른다.

시벨리스 궁의 시청 카페전망대에서 본 그란비아

▶그란비아 방 한칸에 7억, 여행객 숙소로 인기= 미국 맥도날드가 몇십년전 이곳을 임차할 때 건물 리모델링를 시도했지만 스페인 당국이 불허했다. 문화유산 보존 차원이었다. 북쪽 건너편엔 1928년에 지어인 체신부 건물이 있다. 맥도날드 앞에는 1900년대 형태로 지하철역을 복원했다.

이 거리의 건물의 대부분은 주상복합이다. 방한칸 짜리 집이 7억원인데, 에어비엔비를 통해 매일 예약된다. 방 한 칸 사두면, 매일 20만원씩 번다.

이 거리 ‘카지노’ 팻말은 대부분 게임장이지만 몇 군데는 경제 사교클럽이다. 경제와 금융을 기반으로 예술을 일으켰던 피렌체의 ‘카지노’는 캐시(현금)와 게임 두 개의 뜻을 갖는데, 마드리드 그란비아 거리에는 두 종류 모두 같은 이름으로 병존한다. 그란비아 1구간 사교 카지노는 군인공제회가 운영한다.

그란비아 중간쯤 갈림길 소광장에 있는 빨간 로켓 조형물

인근 마드리드 문화예술협회 건물은 그란비아 거리를 앵글에 담는 사진포인트이다. 그 앞에는 프랑스만화 ‘틴틴’에 나오는 빨간 로켓조형물이 있어, 여행자들에게 ‘생뚱맞은 포토존’으로 인기를 모은다.

동쪽 시벨리스광장 가는 길목, 방코 지하철역 옆에 있는 중앙은행과 조폐국은 스페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드라마 ‘종이의 집’을 촬영한 곳이다. 의적인 양 국민의 지지를 얻는 도둑들은 세계적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 가면을 쓴다. 살바도르는 ‘구세주’라는 뜻이다. 이렇듯 이 드라마는 다양한 중의적 장치, 양면적 모습 때문에 더 인기를 끌었다.

마드리드 자치구 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소도시인 알칼라에 있던 세르반테스 문학상 선정위원회가 마드리드 시벨레스 광장 근처로 옮겼다.

▶친환경 도심과 시벨레스 광장= 마드리드 도심은 친환경 등록이 된 차를 우선 출입시킨다.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이 우선이고, 실시간 체크되는 환경지수가 나쁠 경우, 화석연료(휘발유,경유 등) 차량은 아예 진입 금지 시키는 경보를 전파한다. 3년 후에는 완전히 친환경차만 들어오게끔 구시가지 보호 규제를 실시한다고 한다.

시벨레스(Cybeles)는 신화 속 자연의 신이다. 이 광장 한복판에 시벨레스 동상이 있고 분수가 자연의 신을 적신다. 분수를 중심으로 남동쪽 세벨레스궁은 시청사, 관광전망대카페로 쓰이고, 북서엔 군사본부(부에나비스타 궁전)가, 북동엔 미주 정복을 기념하는 아메리카문화센터가, 남서쪽엔 중앙은행(방코 지하철역)이 마주본다. 부에나비스타 궁전쪽 방코역 출구엔 인스티튜드 세르반테스 즉 유럽 최고 권위의 세르반테스 문학상 선정위원회 건물이 알칼라에 있다가 옮겨와 자리했다.

레알 마드리드 경기가 없는 날에도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Santiago Bernabéu) 스타디움을 구경하기 위한 팬들이 입장권 매표소 앞에서 100m 넘는 장사진을 이룬다. 레알 유니폼을 입은 팬은 여유롭고 바르사 유니폼을 입은 팬은 딴전을 피우는 모습이 이채롭다.

레알마드리드가 스페인챔프, 유럽챔프전에서 승리할 경우 팬들은 시벨레스 광장에 모이고, 정부에 무언가 요구할때 시위대도 광장에 모인다. 손흥민 영입설도 들리는 레알이 우승하는 날, 흥분한 팬들 몇몇은 분수 안으로 뛰어든다. 바르셀로나와의 엘클라시코 레알 홈경기가 있던 지난 10월16일엔 예상을 뒤엎고, 스페인 의료노조가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러 이곳을 찾았다.

시벨레스광장이 4대문안 동쪽 끝자락에 위치하므로 솔광장, 마요르광장으로 가려면 남서쪽길을 택한다. 〈계속〉

▶스페인 마드리드 문화유산 미식 스마트 여행, 현장 탐방기 싣는 순서 = ▷11월2일 ①아란후에스 짙은 선율 타고 스페인 세계유산 속으로 ②스페인 미식 한국인 입맛과 찰떡 궁합...타파스가 삼합? ③옛성·수도원서 하룻밤, 스페인관광청 파라도르 적극 붐업 ▷11월8일 ④마드리드 도심 여행, 그란비아 가도, 시벨레스 광장 ⑤스페인 왕궁 무려 2800칸, 선물 받은 이집트신전 눈길 ▷11월11일 ⑥마드리드 맨날 장날? 시끌벅적 서서먹는 시장 음식 발달 ⑦마드리드 소피아 ‘게르니카’ 뭉클, 고고학博 한국 닮은꼴도 ⑧“미술혁명 인상주의, 마드리드에선 17세기부터 했다” ▷11월13일 ⑨스페인 한류 열풍, K팝-車-스마트 정책..전방위 확장 ▷11월15일 ⑩어리고 귀여운 아내 위한 ‘빛의 풍경’ 마드리드를 비추다 ⑪마드리드 하면 축구지..레알, AT, 바르사의 전쟁 ▷11월23일 ⑫플라멩코는 블루스를 낳고..유라시아 민중예술의 총아 ⑬친근한 촌마을 ‘친촌’과 예술 깃든 스페인 소도시들 ▷11월25일 ⑭친환경·스마트·영 마드리드..어학·마이스·나이트 생태계 ⑮스페인 전국 가볼만한 곳, 마드리드로 상경한 맛집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