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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오봉역 사망사고로 ‘시멘트열차 운행중지’…건설업계 수급에 ‘초비상’
철도공사, 시멘트회사들에 열차 중단 공문 보내
과거 사례 비춰 4주 가량 중단될 듯
시멘트회사들 출하량 곧바로 낮춰
둔촌주공 현장도 내주부터 타설에 차질 불가피
경기도 의왕시 의왕ICD(내륙컨테이너기지) 제2터미널에 화물열차가 멈춰서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서 발생한 열차 사망사고로 이곳을 지나는 시멘트 운반 열차들이 당분간 운행을 중단하며 그 여파로 수도권 건설 현장들이 시멘트 수급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자잿값 상승에 이어 금융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단으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건설사들이 시멘트 수급까지 어려움을 겪으며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는 전날 국내 대형시멘트 회사들에 시멘트열차 운행을 당분간 중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오봉역 출발·도착 시멘트열차 운행 중지 알림’이라는 제목의 공문은 “오봉역 사상사고 발생으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서) 부분작업중지명령서가 발부됨에 따라 열차 운행이 중지됨을 알린다”며 “타 운송수단 전환 등 업무처리에 참고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에서 작업중지를 해제해줄 때까지 시멘트열차 운행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과거 사례들을 봤을때 그 중단 기간은 4주가량이 예상된다”고 했다.

한국철도공사가 각 시멘트 회사들에 보낸 오봉역 시멘트 열차 운행중지를 알리는 공문. [헤럴드경제DB]

열차 운행 중지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수도권 건설현장들은 비상이 걸렸다. 오봉역 철도화물기지 주변에는 한일시멘트를 비롯해 현대시멘트와 성신양회, 아세아시멘트 등 총 7개 시멘트 출하 저장소들이 모여있다. 오봉역에서 한 주에만 5만7000여톤의 시멘트가 출하되는데 이는 수도권 전체 시멘트 소비량의 40% 달하는 양이라고 한다. 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바다 인근에 저장소가 있는 연안사는 해송으로 일부 부족 물량을 대체하고 있지만, 내륙사는 대체 수단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열차 운행이 중지된 지 하루 만에 시멘트 회사들은 곧바로 출하량을 낮춘 것으로 파악됐다. 아세아 시멘트는 7일까지 정상출하 후 재고가 소진되면 문을 닫을 예정이다. 성신양회도 7일부터 당장 평소량의 25%만 시멘트를 출하하기로 했다.

불똥은 서울과 수도권 등 주요 건설현장으로 옮아 붙었다. 최근 공사를 재개한 둔촌주공 재건축 건설현장도 레미콘 수급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둔촌 주공 시공사 관계자는 “내주 본격적으로 시멘트 타설 작업을 계획 중인데 현 상황이 지속되는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수도권에서 지식산업센터를 건설 중인 한 대형시공사의 현장소장은 “바닥 미장을 위해 내일 당장 100톤의 시멘트를 받기로 해 작업자와 장비들이 대기 중”이라며 “대리점에 연락했더니 내일100톤을 못 맞출 수도 있다는 답이 돌아와 비상이다. 내일 해당 작업을 못 하는 경우 노무비 장비 대여비만해도 수천 만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각 공사 현장들에서 레미콘을 달라며 전화를 하니 대부분 레미콘 대리점 전화가 먹통이 될 지경”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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