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금리 노마드족’을 잡아라!…특판 3일만에 7000억원↑
제공 금리차에 자금 이동…‘고무줄’ 수신잔액
업권간·내 경쟁에 수신잔액 희비 교차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관악신협 앞에서 연 10%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적금에 가입하기 위해 영업시간 전부터 번호표를 뽑은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0.1%의 금리차에도 민감히 반응하는 ‘금리 노마드족(族)’들로 인해 금융업권 간은 물론 업권 내에서도 자금 유출입이 수시로 나타나고 있다.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받기 위해 ‘오픈런(업무 개시 후 바로 입장)까지 벌어지자, 금융사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경쟁적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제공한다’며 특별판매(이하 특판) 상품까지 내놓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이 지난달 28일부터 진행한 정기예금 특판으로 지난 사흘간 유입된 수신 순증액이 7000억원에 이른다. 연 6.5%(세전) 금리를 제공하면서, 온·오프라인으로 가입이 쇄도해 사흘만 가입신청을 받고 판매를 종료했다.

한 금융사가 특판에 나서면 동일 업권 내 타사에는 바로 이보다 0.1%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한편, 신규 고객 유치전까지 벌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금 유출입에 따른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수신잔액 공개를 꺼린 저축은행 관계자는 “요즘 워낙 수신 경쟁이 치열해서 실제로 타사에서 상품 금리를 올리면 회사에서 자금이 빠지기도 한다”며 “자금 기간 별로 유동성에 차이가 현격해 정기공시 외에는 수신잔액 등 수치를 공개하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상호금융권에서도 금리 경쟁이 치열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단위조합에서 10% 특판 적금을 출시해 주목을 받았던 신협은 지난해 말 수신잔액이 111조7000억원에서 9월 말 현재 124조8000억원으로 약 13조가 늘었다.

신협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권 전체적으로 상품 금리를 올리며 고객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으면 바로 고객 이탈이 발생할 수 있어 금리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상호금융 관계자는 “고객 유치 목적에 더해 최근 금리가 계속 오르니 지금이 자금 조달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보고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경쟁이 금융권 전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체 등 절차가 간편해 금리 영향이 더 뚜렷한 인터넷 전문은행들도 수신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케이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수신 잔액은 14조3000억원으로 한 달 새 8100억원이 늘며 증가세를 유지했다. 케이뱅크는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최대 연 4.6%의 이자를 제공하며 수신에 나섰다.

케이뱅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공격적으로 나서자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최대 연 3.3%이던 카카오뱅크는 지난 1일 ‘26주적금’, ‘저금통’ 등 소액 예·적금 상품 금리를 최고 연 7.0%까지 대폭 인상했다.

케이뱅크도 같은 날 적금 금리를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5.0%까지 올리는 등 경쟁에 가세했다.

2금융업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특판을 안 하면 당장 회사가 힘들고, 특판을 하려해도 업권 상황을 봐야 하고, 특판에 자금이 몰려도 역시 시장 상황을 봐야 한다”며 금리 경쟁 국면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th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