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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급 올랐는데, 지갑은 더 얇아졌다
[꺾이지 않는 고물가, 민생위기 심화]
10월 소비자물가 5.7%...7월 6.3% 이후 석 달 째 5%대
고물가에 근로자 실질임금도 5개월째↓...고용부도 "이례적"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통장 속 월급은 올랐지만, 각 가계가 쓸 수 있는 돈은 더 줄었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같은 값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줄었기 때문이다. 당장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오르면서 민간소비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치솟는 물가를 임금 인상률이 따라가지 못하다보니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5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조차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한다.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임금총액(세전)은 370만2000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352만1000원)보다 18만1000원(5.1%) 늘었다. 상용직이 391만7000원으로 20만5000원(5.5%), 임시·일용직은 171만9000원으로 4만원(2.4%) 각각 증가했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사업체가 338만4000원으로 18만7000원(5.9%) 늘었다. 300인 이상 사업체는 530만6000원으로 13만7000원(2.7%)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허상’이다. 물가를 반영한 8월 실질임금은 340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9000원(0.6%) 줄었다. 통장에 찍힌 월급은 18만원 가량 늘었지만 실제 월급은 외려 감소한 셈이다. 지난 7월 6.3%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5.7%), 9월(5.6%)에 이어 10월에도 5.7%를 기록하면서 세 달 연속 5%대를 기록하고 있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지난 4월부터 줄기 시작해 벌써 5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월별로 보면 4월 -2.0%, 5월 -0.3%, 6월 -1.1%, 7월 -2.2%, 8월 -0.6%다. 실질임금이 줄다보니 각 가계는 지갑을 닫고 있다. 10월엔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가공식품 석유류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5.7% 올랐다.

소비 감소는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났다. 9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20.8(2015년=100)로 1.8% 감소했다. 추석 등의 영향으로 반등했던 이 지수는 한 달 만에 다시 고꾸라졌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3%)에 대한 민간소비 기여도가 0.9%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4분기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국내 물가 상승률을 5.5%로 상향 전망한 만큼 임금상승률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우려는 존재했지만, 실제 실질임금이 5개월째 줄자 정부조차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실질임금 상승률 자체가 계속 0에 가까워지고 있어 누적 실질임금도 0% 내외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1~8월 월평균 실질임금은 358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만6000원(0.5%)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월평균 임금총액이 383만7000원으로 19만8000원(5.4%) 오른 것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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