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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제지역 추가 해제’ 예고에...“서울은 지금 위기, 더 풀어야”
강북도, 강남 시장도 한목소리
노도강 “대출규제 완화 회복에 도움”
늦어지는 재건축 규제완화에는 불만도
강남권 “매수자들은 아직도 ‘고점’ 인식”
고금리 시기 15억원 이상 대출도 ‘글쎄’
전문가 “실제 거래 활성화 기대 어려워”
하락 심리에 수급지수 3년만에 최저치
정부가 과감하게 대출 규제 완화에 나서자 침체 일로를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기대감이 감지된다. 일선 현장에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이 하락세의 연착륙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시장의 전반적인 회복세를 이끌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사진은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

정부가 극심한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걸어 잠궜던 주택담보대출 빗장을 풀고 추가 규제지역 해제 카드까지 꺼내면서 부동산 시장에 기대감이 감지되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부동산 하락에 신음하던 서울 내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는 강남·강북을 가리지 않고 규제 완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대출 규제 완화 등이 가져올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강했다.

서울 내에서도 이른바 ‘영끌족’의 주요 투자처로 꼽혔던 강북 지역에서는 규제지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재건축 규제완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강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 대표는 “주민들 사이에서 서울에 대한 규제 해제 기대감이 크다”라며 “최근 하락폭만 따지면 전국적으로 규제지역에 해당할 곳이 서울에도 없다. 지금 남은 규제지역이 서울과 수도권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의 발표가 이뤄진 직후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 노후 단지 주민들은 “규제지역 해제 뿐만 아니라 중도금 대출 규제 완화 등이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재건축을 위한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강북구 번동주공4단지 관계자는 “분양가가 크게 올라 규제가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컸는데, 중도금 대출 제한 기준이 12억원으로 완화된 점과 규제지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라며 “다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언급한 재건축 규제완화는 여전히 연말을 가리키고 있어 늦은 감이 있다”라고 했다.

함께 제시된 15억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허용과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조건부 주택담보대추비율(LTV) 50% 적용에 대해서는 강남권 단지를 중심으로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서초구 반포동의 공인 대표는 “최근 매매 희망자 중에서도 고소득자를 중심으로 LTV가 일부 완화됨에 따른 혜택이 있을 것 같다”라면서도 “정작 중요한 DSR이 연동되지 않았고, 고금리 상황에서 무주택자 전체가 고루 혜택을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 대표도 “어제만 매물 3~4개를 거둬들였다. 내놓은 것들도 호가를 1~2억 더 부르기 시작했다”라면서도 “그러나 매수자들은 아직도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고, 15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풀어줘도 금리가 올라 이자를 감당할 수가 없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시장 연착륙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도 “고금리에 매수자들이 대출을 많이 내 집을 사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도 “15억 이상 주담대 올려주는 것이 최근 집값 하락시기에 강남3구 등 상급지로 이동을 노리는 실수요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곧바로 매수세가 크게 늘어난다고 보기 어려운 점도 있다. 당장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워낙 커 당분간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들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종혁 한국주택협회 팀장 역시 “최근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고 부도위기를 겪는 건설사들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국토부에서 위기의식을 가지고 수도권 규제완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역대급으로 낮은 거래량 등을 볼때 실제거래 활성화로 이어질지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규제지역 추가 해제에 대해서는 “강남3구를 뺀 대부분의 수도권 지역을 해제하는 식으로 선제적으로 정부가 움직이는 것이 집값 연착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연이은 대책 발표에도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풀리기 어렵다는 전망이 강하다. 실제 ‘불패’ 지역으로 불리던 서울 강남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마저 80선이 무너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5.4로 지난주 76.0에 이어 0.6p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9년 6월 이후 3년 4개월만의 최처지다.

특히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있는 동남권의 매매수급지수는 79.4를 기록했는데, 송파구의 경우 수급지수(-0.43%)가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와 서초구 역시 각각 0.23%, 0.18% 하락했다.

서영상·유오상 기자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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