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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변이잡는 만능치료제 나올까?” 포스텍 新 중화제 개발 성공
현재까지 보고된 주요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위), 각각의 변이에 대한 하이브리드 중화제의 성능 평가 결과(아래).[포스텍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대유행. 예측할 수 없는 변이가 더욱 강해진 감염력과 함께 등장하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현재까지 보고된 오미크론 변이도 300여 종에 달하는 상황. 제각기 다른 이 변이를 꼼짝 못 하게 할 만능 치료제가 등장할 수 있을까?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오승수 교수 연구팀은 변이에 스스로 적응해 더 강한 효과를 내는 맞춤 성장형 코로나19 중화제를 개발했다. 이 중화제는 바이러스의 진화를 역이용해, 변이가 거듭될수록 더 우수한 효과를 내도록 설계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며 감염력이 점점 증가하는 이유는 세포 표면 단백질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hACE2) 수용체와의 상호작용이 강해지도록 구조를 바꾸며 진화하기 때문이다. 기존 치료제·중화제 기술들은 이처럼 새롭게 등장하는 변이에 바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치명적 한계를 갖는다.

연구팀은 바이러스와 hACE2 수용체 사이의 ‘핫스팟(결합 주요 부위)’ 상호작용 원리를 모방, 세포 감염을 획기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단백질 조각과 핵산으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중화제가 마치 미끼처럼 수용체 대신 바이러스와 강력히 결합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를 막는 것이다.

이 중화제는 ‘HOLD(Hotspot-Oriented Ligand Display)’라고 불리는 연구팀의 독자적인 시험관 진화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돼 눈길을 끈다. HOLD는 10조 개에 이르는 수많은 후보물질 중 바이러스 결합에 가장 적합한 물질이 자동으로 선별되는 기술로, 자연계에서 환경에 적합한 개체가 더 잘 살아남는 자연선택 이론과도 유사하다.

오승수(왼쪽) 포스텍 교수와 이민종 연구원.[포스텍 제공]

연구 결과, 이 중화제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뿐만 아니라, 전염력이 가장 높다고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우수한 중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 성능은 1.209 나노몰(nM, 1nM=10억분의 1몰)로, 초기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성능(5.702 nM)보다도 5배 가량 더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승수 교수는 “변이 발생에 맞춰 더 우수한 성능을 갖도록 스스로 진화하는 중화제 개발 플랫폼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10월 26일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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