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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만명 모인다” 핼러윈 앞둔 이태원 일대, 마약 우려에 ‘긴장’ [일파만파 마약]
이태원 일대 상인들 “기대 반, 걱정 반”
연일 마약 투약 사건에 상인들도 긴장
경찰 추산, ‘핼러윈 이태원 인파’ 30만명
시민도 “모르는 새 마약 접할까 걱정”
“누가 사탕 주면 버려” SNS글 공유도
경찰 “가용병력 총동원…안전유지할 것”
지난 26일 오후 방문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거리 일대 상점들이 호박 장식 등으로 핼러윈기간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박혜원 기자

[헤럴드경제=박혜원·강승연 기자] ‘핼러윈에 이태원 가는 애들아. 남이 주는 음식, 음료 받지 말고 다 버려.’ 오는 31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글이다.

거리두기 조치 해제 이후 첫 핼러윈이 다가오는 가운데 핼러윈에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을 방문할 예정인 시민은 이 일대에서 잇따라 발생한 마약 투약 사건에 두려움도 느끼고 있다. 상인들 역시 올해 들어 겨우 회복 추세였던 상권에서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몰라 긴장 상태다. 이에 경찰은 핼러윈기간에 총 30만명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총력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26일 오후 헤럴드경제가 방문한 이태원거리 상점들은 일찍이 핼러윈을 준비하고 있었다. 호박이나 귀신 장식 등으로 가게 안팎을 장식한 곳이 많았다. 인근 상인들은 코로나19기간 침체됐던 상권이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인근에서 펍을 운영하는 유모(40) 씨는 “죽은 상권이라는 오명을 씻을 기회라고 다들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한편으론 인파가 몰린 틈을 타 마약 투약 사건이 발생할지 몰라 경계하는 분위기다. 지난 25일에는 이태원동의 한 호텔에서 마약의 일종인 LSD를 투약한 채 속옷만 입고 복도를 돌아다닌 남성 2명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유씨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 가게에선 들어오는 손님마다 소지품 검사도 하고, 이상한 사람이 있으면 바로 경찰에 인계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씨는 핼러윈에 대비해 직원을 추가 채용하기까지 했다.

시민 사이에서도 불안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말 중 이태원에 방문할 예정인 강모(28·여) 씨는 “이제 마약은 내 의지로만 피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며 “모르는 새 술에 마약을 타는 ‘퐁당’ 같은 수법도 유행하고 있어 마음 편하게 놀지만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SNS에서도 ‘클럽 들어갔는데 (마약에서 풍기는) 풀냄새가 나면 피하거나 조심하라’ 등의 내용이 연일 공유되고 있다. 또 “모르는 사람이 사탕 주면 먹지 말라”는 말도 나온다. 알록달록한 색을 입힌 알약 모양의 마약 MDMA(엑스터시)를 이르는 말이다.

실제로 최근 관세청에서 적발되는 마약은 마약인지 모른 채 섭취할 위험성이 큰 종류가 많다. 관세청 관계자는 “MDMA, 대마젤리 혹은 우표나 종이 형태로 된 LSD가 종종 적발된다”며 “가장 많은 건 알약이나 가루 형태”라고 설명했다.

경찰 측에서는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일일 10만명, 총 30만명이 이태원 일대를 방문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핼러윈기간엔 통상 20만명가량이 모였던 것과 비교해 높게 잡은 수치다.

관할인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 기간 총력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마약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과에서만 10여명 등 총 200여명이 대기하며 현장 신고에 대응한다. 용산서가 지난 26일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와 핼러윈기간 안전사고 대응계획 마련을 위해 진행한 간담회에서는 식품접객업소 내에서 마약류 매매 혹은 알선이 이뤄지지 않도록 직원교육을 할 것 등의 내용이 공유됐다.

경찰 관계자는 27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가용 병력을 총동원해 안전질서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lee@heraldcorp.com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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