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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 결혼식 일주일 앞두고 父子가 해고”…푸르밀 노조 상경 시위
푸르밀 노조 100여명 본사 앞서 집회
회사 다니던 부자, 순식간에 실직…“참담하다”
김성곤 위원장 “고용부 결정 촉구”
유제품기업 푸르밀 노조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집회를 했다. 신주희 기자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아들 결혼식이 다음달 초인데 아들과 나까지 이렇게 해고되니 집안에 충격이 너무나 큽니다.”

유제품기업 푸르밀 노조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회사의 일방적인 사업 종료와 해고 통보에 반발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전주공장 소속 직원 A씨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아들이 회사 게시판에 결혼식 청첩장을 붙이며 ‘어떻게 하냐’고 전화했는데 부모로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고 호소했다. 37년 동안 푸르밀에서 일한 A씨와 그의 아들은 아들의 결혼식을 목전에 두고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어 A씨는 “어제 보니 아들이 자격증 문제집을 사뒀더라”며 “결혼 준비도 바쁠텐데 별다른 방법이 없으니 재취업 준비를 하더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날 푸르밀 대구·임실공장 소속 노조원 100여명은 “일방적인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 통보를 즉각 철회하고 매각 절차를 다시 진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전문경영인 체제에서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오너 일가인 신동환 대표 취임 이후인 2018년부터 매출액이 감소했고 적자를 기록했다”며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전적으로 잘못된 경영에서 비롯됐다”고 규탄했다.

이어 “근로기준법상 50일 전까지 정리해고 통보를 하고 노조와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경영진은) 최소한의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고용노동부가 대구·전주공장을 조사했지만 지금까지 노조에 아무런 결과 통보도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고용부에서 빨리 결정을 내려야 직원들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노조원들은 본사 앞에서 "고용안정 보장하라" "살인행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푸르밀은 지난 17일 전 직원에게 적자가 누적돼 11월 30일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정리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보냈다.

직원들은 사측이 무능·무책임 경영으로 일관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고 비판해왔다.

푸르밀에 40여년간 원유를 공급해온 낙농가들은 전날 푸르밀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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